감동스런 갱생스토리의 주인공 이영희씨가 지난 2005년 6월7일 교도소에서 있었던 팔로 버디 칼리지 졸업식에서 학교총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화제 이사람
’38세 대학생 이영희씨’
한 살 때 어머니 가출 → 초등학교 40여회 가출 → 21세 강도혐의 6년간 첫 옥살이 → 31세 마약 7년 옥살이 → 감옥에서 칼리지 수료 → 38세 UC 데이비스 입학(2006) …. 불우한 가정환경과 숱한 옥살이의 역경을 이기고 올해 당당히 UC 데이비스에 입학, 늦은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는 갱생의 한인이 있어 잔잔한 감동을 던져주고 있다.
불우환경속 마약 빠져 한때 방황
재소자 칼리지 프로그램 이수해
UC데이비스 진학 ‘모범생’ 변신
“항상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겠습니다.”
38세 늦깎이 대학생 이영희씨.
그의 유년시절은 불우했다. 친어머니는 태어나자마자 가출해서 얼굴을 본 적이 없고 할아버지·할머니가 지게에 그와 형을 둘러메고 다니며 ‘젖동냥’으로 끼니를 연명했다.
“어느 날 잠을 깨어보니 누군가 새벽에 찾아와 칼을 들고는 ‘저 두 놈 다 찔러 죽이고 나도 죽겠다’며 할머니와 싸우던 모습이 기억난다.” 아버지에 대한 공포가 그 때부터 시작됐다.
간간이 집으로 돌아오는 아버지의 폭행을 피하기 위해 숱하게 가출을 했다. 국민학교 4년이 그가 한국서 받은 교육의 전부다.
지난 84년 아버지가 미 시민권자인 한인여성과 결혼, 시애틀로 건너오면서 희망이 비치는 듯 했지만 이씨의 달콤한 환상은 오래가지 못했다. 자녀를 폭행하는 아버지의 버릇은 미국에서도 반복됐고 결국 경찰에 적발, 아버지는 체포되고 그와 형은 양부모에게 인도됐다.
2년 간 일식 레스토랑 ‘베니하나’ 요리사를 그만 두고 LA한인타운에서 나쁜 친구들과 어울렸던 것도 이 즈음이었다. 이런저런 나쁜 일에 연류되던 그는 결국 노름 빛을 받아주겠다는 명목으로 다른 사람의 돈을 뺐어 89년 경찰에 체포됐고 처음으로 6년 간의 옥살이를 했다.
출소 후 돌아온 사회는 더욱 발붙일 곳 없는 차디찬 땅이었다. 우연치 않게 배웠던 마약은 그의 몸과 정신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었다. “당시 세상을 잊기에 마약만큼 좋은 것이 없었다. 어린시절부터 잊지 못할 것들이 많았기에 마약에 깊숙이 빠져들었다”는 것이 이 씨의 설명.
그는 99년 경찰에 불심검문을 받던 중 마약이 발견, 또다시 7년형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되고 말았다.
하지만 극한의 순간에 희망의 빛이 비췄다. 미주 한인 제소자를 대상으로 사역활동을 펼치던 김운년 목사부부를 만난 것이 바로 이때였다. 김 목사 부부는 그를 양아들로 삼으면서까지 정성을 다해 그의 재활을 도왔다. 이 씨는 김 목사 부부의 도움으로 마약중독에서 탈출하기 위한 싸움을 시작했다.
이때 팔로 버디 칼리지가 교도소와 손잡고 처음으로 제소자 대상 프로그램을 실시했고 그는 가장먼저 이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서툴고 힘들었지만 4년 후 졸업식에서 학생 대표로 스피치를 할 만큼 ‘모범생’이 됐다.
UC 계열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요리사 경력을 살려 학교에 제출할 서류를 준비했다. 컴퓨터도 사용할 수 없었던 환경이었기에 1년이 넘게 일일이 손으로 쓰고 정리해야했던 고초를 겪었다. 어려움 끝에 UC 데이비스에서 ‘푸드 사이언스’ 과의 입학을 허가했다.
한국나이 40에 이룬 꿈같기만 한 결과였다. 지난 8월28일 출소를 한 그는 지금은 어엿한 UC 데이비스의 학생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가 졸업한 팔로 버디 칼리지는 입이 닳도록 그를 칭찬하고 언제든 교수직을 주겠다고 공언할 만큼 주변의 신뢰도 두텁다.
물론 그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7년 간 사회와 격리되었던 그에게 출소 직후 대학생활은 쉬운 일만은 아니다. 처음 사용해보는 컴퓨터, 2만 달러 학비 중 연방정부에서 9,000달러 밖에 장학금을 받지 못해 학비·생활비 걱정도 크기만 하다.
하지만 그는 “학교를 졸업하고 MBA까지 도전해보고 싶다. 나중에 한국 음식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당당하게 밝힌다. “매일 감사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살아온 과정 때문에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동준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