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은행 민 김 ‘최초 40대 여성행장’
은행권 세대교체 ‘출발점’
나라은행의 민 김(47·사진) 전무가 27일 행장으로 공식 선임됨에 따라 미주 한인 은행권 역사에 최초의 여성 행장 탄생이라는 새로운 획이 그어졌다. 이는 또한 대형 한인 은행에서 40대의 여성 최고경영자가 등장함으로써 한인 은행권 최고경영진의 세대교체의 출발점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게 됐다.
■행장 되기까지
은행 입문 24년… 수차례 물망끝 낙점
민 김 신임 행장은 지난 수년간 나라은행에서 사실상 2인자로서 은행 경영진의 핵심 멤버로 활동하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고 지난 3월 양 호 전 행장이 사퇴한 후 행장대행으로서 대외적으로 은행을 대표해와 그의 행장 선임은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11년이 넘는 나라은행 재직 기간 동안 행장 승진의 문턱에서 두 번이나 좌절했던 쓰라린 경험을 딛고 이룩한 2전3기의 입지전이었다. 김 신임 행장은 USC를 졸업하고 1982년 윌셔은행을 통해 한인 은행권에 입문, 이후 한미은행으로 옮긴 뒤 특유의 친화력과 적극적 성격을 바탕으로 대출 매니저와 지점장까지 역임했다. 1995년 나라은행의 부행장 겸 대출관리 최고책임자(CCO)로 영입됐고 당시 나라은행 벤자민 홍 행장의 신임을 받으며 2000년 전무로 승진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벤자민 홍 전 행장의 최측근 실세로 주목을 받으며 그의 뒤를 이어 경영권을 이어받을 것으로 점쳐졌던 김씨는 그러나 2003년 나라은행의 아시아나은행 합병과 함께 홍승훈 행장이 부임해오면서 COO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이어 홍승훈 행장이 3개월 단명으로 물러난 뒤 2004년 행장 선임 과정에서 외부 출신인 양 호 전 행장과 경합을 벌였으나 결국 이사회가 양 전 행장의 손을 들어줘 두 번째 쓴 잔을 마셔야 했다. 당시 김씨를 적극 밀었던 이사들 가운데 스티브 김 이사는 그의 행장 탈락에 항의해 이사직에서 사퇴하기도 했다.
그러다 나라 이사회의 결정으로 은행 입문 24년만에 은행원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행장 자리에 오르며 마침내 한인 은행 최초의 40대 여성 행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선임 배경 및 향후 과제
여성·2세대 간부들 도약 시금석
올초 양 호 전 행장 사퇴후 9개월 가까운 행장 공백 속에 진통을 겪어온 나라 이사회가 결국 민 김 전무를 내부 승진시키기로 결정한 것은 은행 장기 운영 전략상 이사회와 경영진 관계의 안정성을 가장 중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민 김 전무가 지난 9개월여간 행장대행으로 은행을 안정적으로 경영하며 상당한 영업실적을 기록했고 특히 은행이 향후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 등을 추구하는 데 있어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인물에게 맡기는 리스크를 떠안기 보다는 이사회와의 관계가 검증된 김 전무를 선호했다는 풀이다. 은행내부에서도 민 김 전무의 행장승진을 반기는 분위기다.
이같은 상황에서 행장직에 오른 김 전무는 앞으로 행장으로서 경영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나라은행이 현재 은행 감독국으로부터 경영체제 관련 제재(MOU)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김 신임 행장의 활약 여부가 향후 1년내 제재 탈피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조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김 신임 행장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나라은행의 앞날은 물론 향후 여성 행장 추가 진출과 2세대 간부들의 경영진 도약의 시금석이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민 김은 누구
▲1959년생
▲82년 USC 졸업 (재정학 전공)
▲82년 윌셔은행 입사
▲85년 한미은행으로 옮겨 론오피서, 부지점장, 지점장 역임
▲95년 나라은행 부행장 겸 대출관리책임자 부임
▲2000년 나라은행 전무 겸 최고대출책임자 승진
▲2006년 나라은행 행장대행
<김종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