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들이 더 편안한 비행기 여행을 할 것을 희망하며 보잉이 제조중인 항공기 ‘드림라이너’의 모조 객실. 케네스 프라이스 디렉터가 앉아 있다.
추수감사절에 비행기 여행을 한 사람은 다시 한번 느꼈듯 비행기 여행은 그 자체로 피곤하다. 콩나물시루처럼 비좁은 끈끈한 느낌의 좌석에 앉아 건조한 공기 속에서 우표딱지만한 창으로 고개를 돌려가며 힘들게 바깥 경치를 보다 어쩌다 잠깐 단잠에 빠졌는데 갑자기 실내등을 켜버리는 승무원등 신경을 거스르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 고통이 앞으로는 덜해질 것 같다. 세계 최대 비행기 제조사들이 훨씬 안락해 진 제트기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비좁은 좌석·건조한 실내공기·좁다란 창 “이제 그만”
보잉사 2008년부터
에어버스 2012년부터
기압·습도 높이고
유리창도 키워 쾌적화
그들에 따르면 2008년부터 나올 최신형 비행기들은 더 신선한 공기와 부드러운 불빛, 더 커진 유리창을 자랑할 전망이다. 민항기에 실제로 나타날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샤워와 벙크 베드 같은 것도 설치할 수 있다고 한다.
과거에도 그런 이야기들은 여러번 나왔었다. 기내에 호화 라운지, 체육관, 식당 같은 편의시설도 약속한 적이 있지만 한번도 실현되지는 못했다. 제일 큰 장애가 바로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그 자리에 좌석을 하나라도 더 넣어야 하는 항공사들이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번만은 다르다고 ‘보잉’과 ‘에이버스’사는 다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더 커다란 창 같은 것은 승객들이 가장 간절하게 원하는 것인데 그런 몇가지의 경우 항공사들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은 채 비행기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보잉의 경우에는 최신형기에는 항공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일반석 의자의 타입도 제한, 승인받은 캐털로그에서만 고르도록 했다. “항공사들이 승객들의 비행 체험에 물타기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라고 보잉의 마케팅 디렉터 케네스 프라이스는 말한다.
이렇게 개선된 비행기로 처음 나올 것이 2008년에 출시될 보잉의 ‘787 드림라이너’다. ‘드림라이너’의 기내 기압은 해발 6,000피트에 맞춰질 예정이라는데 현재 항공기들의 기내 기압은 해발 8,000피트 수준이다. 프라이스 디렉터는 기내 기압 개선으로 두통과 기타 가벼운 증상들이 크게 완화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고 말했다.
‘드림라이너’의 객석 공기는 더 습기가 많아진다. 뼛속까지 마를 것 같은 건조한 공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승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높아진 기압과 습도는 시차극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잉사는 말한다. 이는 비행기 동체 건조에 사용하는 자재 덕분에 생긴 효과다. 보잉은 드림라이너의 연료효율을 높이려 매우 튼튼하고 가벼운 합성소재를 사용했는데 덕분에 항공사들로부터 432대를 주문받았지만 더 단단하고 부식에 대한 저항성도 높은 소재 덕분에 기내 기압과 습도도 높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드림라이너는 또 비행기가 만원이 아닐 경우 바로 옆좌석이 빌 확률이 높아지게 한, 보잉이 특허를 가진 좌석 배치, 현재의 비행기들에 비해 개선된 공기 순환및 여과 시스템, 더 큰 창과 넓은 객실도 갖게 된다. 프라이스 디렉터에 따르면 이는 드림라이너만 그런 것이 아니라 장차 보잉이 제조할 모든 항공기에 적용될 기준이다.
보잉은 또 조명을 이용해 기내 공간이 넓어보이게 할 방법도 연구중이다. 보잉의 디자인 엔지니어인 멜라니 킴지는 최근 라스베가스로 가 ‘시르크 뒤 솔레이유’를 비롯한 여러 쇼들이 조명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연구했다.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기술과 술수중 비행기에 적용할 만한 것을 찾기 위해서다.
‘에어버스’가 ‘드림라이너’의 경쟁기로 제조해 2012년부터 취항시킬 비행기 A350XWB도 높아진 기내 기압과 습도등 비슷한 점이 많은데 이미 일부 기종에 더 나은 조명을 사용중인 보잉과 에어버스는 드림라이너와 A350XWB에 더 나은 조명을 스탠다드로 채택할 계획이다. 새 조명은 현재 것보다 훨씬 부드럽고 밝기 조정하기도 훨씬 쉽다고 제조사들은 말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한 걸음 더 나가 A350 XWB의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객실 천장에 하늘과 자연의 이미지를 비추는 옵션도 제공하고 있다. 비행기라는 좁은 공간에 갇혀 있는 승객들에게 비행기 밖의 시원한 경치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한편 민항기에는 결코 설치되지 않을만한 기능들도 있다. 보잉의 기내 샤워시설이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아주 미세한 물방울을 승객에게 뿌려주는 이 장치에 대해 항공사들은 거의 흥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보잉은 말한다.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보잉사가 띄우고 있는 또 다른 아이디어는 차세대 점보 747기내 널찍한 다락 공간을 라운지로 꾸미거나 벙크베드를 놓자는 것이다. 항공사들은 물론 거기에도 별로 관심을 표시하지 않고 있다. 그보다는 그 공간으로 객실 공간을 차지하는 카트나 주방을 옮겨서 객실에 좌석 10여개를 추가할 방법 강구에 더 관심이 많다.
에어버스가 수퍼 점보기종인 A380에 제안한 라운지와 ‘듀티프리’ 매점 설치안 역시 비슷한 반응을 얻고 있지만 보잉과 에어버스 엔지니어들은 승객들이 더 쾌적하게 여행하게 만들 다른 방법 찾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바로 그것이 항공기 제조사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멜라니 킴지는 “비행기 타는 것이 만족스러우면 승객들은 더 자주 비행기를 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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