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을 불리면 여러가지로 손해다.
다가오는 할러데이 시즌에 과자 한 개를 더 집어 먹고 술 한잔을 더 마시면 추가되는 칼로리가 살이 되어 자신의 건강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 테지만 그 살이 자신의 부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별로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설탕과 지방이 체중을 증가시켜 심장병, 당뇨 같은 것을 일으키고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 말고도 살이 찌면 치러야할 대가는 또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뚱뚱하면 돈이 많이 든다. 평생에 걸쳐 수만달러가 더 든다.
지나친 비만따른 비용
생명보험료 2-4배 비싸고
각종 질병으로 의료비 부담
직장내 승진도 어려워진다니…
뚱뚱하다고 보통 사람보다 식비를 더 많이 쓰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생명보험료는 2~4배가 더 비싸다. 또 의료비도 더 많이 쓸 것을 각오해야 한다. 뚱뚱하면 직장을 구하기도 어렵고, 취직이 되더라도 좋은 보직이나 승진을 하기도 힘든다. 그렇게 돈을 못 벌고 수명까지 짧으니 재산도 덜 축적하게 된다.
이것은 물론 보통보다 몇파운드 정도 더 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30~40파운드는 더 찐 사람에게 해당하는 얘기다.
의사들은 신체중량지수(Body Mass Index)를 가지고 어떤 사람이 단순한 과체중인지 아니면 위험할 정도의 비만인지를 가늠한다. 자신의 체중(단위: 파운드)을 키(단위: 인치)의 제곱으로 나눠서 703을 곱하면 나오는 수자가 BMI다. www.nhlbisupport.com/bmi 이나 www.halls.md/ideal-weight/body.htm 에서 웹 계산기로 계산해도 된다.
그 숫자가 25이하면 정상체중이다. 25부터 30사이라면 과체중, 30이상이면 비만이다. 40이 넘는 사람은 병적 비만으로 간주된다. 심각하고도 지속적인 건강상의 문제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이 지수로는 체중은 많이 나가도 근육이 잘 발달한 사람과 지방층만 두꺼운 사람 사이에 구별이 안되는 것이 단점이긴 하지만 학계는 이것을 가지고 미국 전체 인구의 3분의 1 가량에 해당하는 9,700만명이 비만이라고 추산한다. 1,000만명 정도는 병적 비만으로 간주된다.
그렇지만 뚱보들을 치료하느라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를 계산해 내기는 힘들다. 비만인 사람들은 심장병, 당뇨병, 우울증, 관절염과 간질환, 수면 무호흡증등 갖가지 병을 앓기 때문이다.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 특히 2,100만명의 미국인이 앓고 있는 당뇨병 때문에 드는 비용은 상당하다. 건강비용 상담회사인 카로 리서치 인스티튜트의 비용조사담당 디렉터 주디스 오브라이언은 심장마비로 4만4,000달러, 뇌일혈로 4만200달러, 말기 신장병으로 3만7,000달러가 더 든다고 추산한다. 당뇨병을 치료하지 않아 흔히 발생하는 결과인 발가락 하나 절단하는데 1만5,000달러가 든다.
학계가 비만으로 인해 당사자에게 드는 비용이 아니라 사회나 보험회사에 드는 비용을 계산해 낸 총액은 보통 연간 800억달러 정도인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중 정부나 보험회사가 85% 정도를 지불한다. 즉 세금이나 보험료의 형태로 날씬한 사람이나 뚱뚱한 사람이 함께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위스콘신 대학의 영양과학자들인 레이첼 클로스와 데일 셸러는 패스트 푸드 식사를 수퍼사이즈로 먹을 경우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계산해 봤다. 67센트를 더 내고 수퍼사이즈로 주문하면 돈은 17%가 더 들지만 칼로리는 73%나 더 많이 섭취하게 된다. 평균 36그램의 지방 조직이 추가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싸게 많이 먹어서 장차 들어갈 의료비가 비만남의 경우 6달러64센트, 비만녀의 경우 3달러46센트이므로 결과적으로 절대 싼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일상적인 건강관리도 문제다. 직장 건강보험을 갖고 있더라도 비만과 관련하여 당뇨, 고지혈증, 허리 통증, 우울증이 있는 사람이 의사를 찾아가 약처방을 받는데만 연간 7,000달러를 자기가 부담해야 한다.
이렇게 더 많은 돈을 써야 하는데 뚱뚱한 사람은 돈을 모으기가 힘들다. 1966년에 나온 비만에 관한 최초의 사회학적 연구중 하나는 아주 뚱뚱한 학생들은 좋은 대학 입학이 어렵다는 것을 밝혀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뚱뚱한 사람, 그중에서도 백인 여자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 임금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넬대학의 인간생태학 교수 존 코울리의 연구에 따르면 평균보다 64파운드가 더 무거운 백인 여자들은 9% 낮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별에 대해 수십년간 연구한 미시간 주립대학의 마크 롤링 교수는 “체중 차별의 일관된 증거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뚱뚱한 사람 때문에 건강보험료 부담을 더 지고 싶지 않아하는 고용주도 한가지 요인이 되지만 뚱뚱한 사람은 게으르고 의지가 약하고 너무 매력이 없어 고객들을 상대하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유일하게 체중에 근거한 차별을 불법화시킨 미시간주에서조차 그런 고용주들이 상당수라고 밝힌 롤링은 “그런 편견은 백인 남자보다 백인 여자에게 더 심하게 적용된다”고 말했다.
롤링 교수는 체중에 대한 편견은 인종 편견보다 더 강하다고 확신한다. 이는 인종, 민족, 종교에 대한 개인의 태도를 알아보려고 하버드, 유니버시티 오브 버지니아, 유니버시티 오브 워싱턴의 연구자들이 만든 ‘임플리싯 어소시에이션 테스트’(https:// implicit.harvard. edu/implicit)를 직접 해보면 알 수 있을텐데 이 검사의 개발을 도왔던 버지니아 대학 심리학과의 브라이언 노젝 교수는 흑인에 대한 편견과 뚱보에 대한 편견은 정도가 비슷하게 나오지만 백인들은 인종편견은 인정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반면 체중 편견은 선선히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오하이오주립대학에서 BMI와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요인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하는 제이 자고스키는 결과적으로 뚱뚱한 사람은 보통 체중인 사람의 반 밖에 재산을 모으지 못한다고 말한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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