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부·어코드 등
‘히든 카드’꺼냈다

업그레이드 모델로 강력 도전장
크라이슬러도 신형 어벤저 선보여

미드 사이즈 세단 시장이 더 뜨거워진다.
도요타 캠리가‘1위 수성’ 굳히기에 나선 중형 세단 시장에 GM이 2008년형 셰볼레 말리부로 도전장을 내밀었으며 크라이슬러는 다지 스트래터스를 대체하는 어벤저를 선보였다. 또 도요타의 강력한 라이벌 혼다는 가을 컨셉카를 기본으로 한 새 어코드로 베스트 셀링카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연말 전국 딜러의 쇼룸을 찾아가는 2008년형 말리부는 새턴의 새 모델인 ‘오라’와 플랫폼을 공유하며 유러피안 카를 연상시키는 깔끔한 외관과 개선된 주행성과 정숙성을 무기로 내세웠다. GM측은 새 말리부에 대해 최근 몇 년간 업그레이드에 총력을 기울인 야심작이라며 셰볼레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2.4리터 4기통 혹은 3.6리터 6기통으로 최대 출력은 164-252마력. 6기통 자동 트랜스미션도 출시된다.
2008년형은 이전 모델에 비해 몸집을 한층 키웠다. 전장은 3인치, 휠베이스는 6인치 길어지고 폭도 0.5인치 넓혔다. 인테리어에서는 파격적인 ‘투톤 컬러’가 눈에 띈다. 사이드 커튼에어백과 전기 안정장치(ESC) 등도 모두 기본 사양에 포함, 안전에도 신경 쓴 흔적이 엿보인다.
하지만 막강한 라이벌이 포진한 만큼 말리부가 가야 할 길은 멀고 험난하다. 캠리와 어코드가 ‘최고의 패밀리 세단’으로 각인된 상황에서 말리부가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아직도 올드 세대에서는 머슬카로, 일반 소비자들은 ‘가장 흔한 렌터카’로 여기는 이미지도 약점이다. 말리부의 현재 성적표는 초라하다. 연 판매량은 10만~12만5,000대 정도로 도요타 캠리의 3분의1도 채 못 된다. 최근 10년간 판매량은 40만대에 육박했던 지난 78년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지도 못했다.
말리부의 평균 판매가는 지난해 12월 기준 2,400달러의 캐시 리베이트를 제하면 1만7,939달러. 캐시 리베이트가 없는 어코드와 캠리는 각각 2만2,402달러와 2만81달러로 2,000~3,000달러나 더 비싸다. 포드 퓨전의 경우 리베이트 1,069달러를 포함 2만81달러에 판매됐다. GM은 우선 ‘말리부=렌터카’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플릿세일 비중을 크게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34%인 렌터카 공급량을 25%까지 낮추겠다는 것.
도요타와 중형 세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혼다는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데뷔한 어코드 컨셉카를 기본으로 한 새 어코드를 가을에 출시, 1위 복귀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새 어코드가 나오면 현재 캠리에 10만대 이상 뒤지는 상황을 충분히 역전할 수 있을 것으로 장담한다. 지난 2001년 베스트 셀링카에 올랐던 어코드의 지금까지 판매량은 1,000만대에 육박한다.
크라이슬러 어벤저는 2.4리터 4기통, 2.7리터 6기통, 3.5리터 6기통 등 세 가지 엔진 타입을 내놓는다는 계획. 최대 출력은 189-235마력. 3월 출시되며 이후 전륜구동형 모델도 판매하겠다고 크라이슬러측은 밝혔다. 기본가는 1만8,895달러.
한편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큰 중형 세단은 지난해 총 190만대가 팔려 경트럭을 포함한 전체 자동차 시장의 11%, 승용차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크라이슬러의 어벤저>


<혼다의 새 어코드>


<2008년형 셰볼레 말리부>

<이해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