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질 보고 결정… 광고성 컨텐츠일 경우 방송 어려울 것
가수 이효리(28) 주연의 단막드라마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차은택 연출)이 과연 지상파에서 방송될 수 있을까.
이효리의 소속사이자 이 드라마의 제작사인 엠넷미디어측은 31일 60~80분 분량으로 편집될 이 드라마에 이동건, 정준호, 이범수, 하석진, 정운택, 정철 등 톱스타들이 출연하고 2월 중 공개 예정인 이효리의 신곡도 드라마 OST를 통해 만나 볼 수 있다며 이 컨텐츠는 100% 엠넷 미디어가 제작하며 지상파 방송국에 무상으로 제공, 방송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현재 이 드라마는 지상파 방송 3사 KBS, MBC, SBS 가운데 어느 곳과도 편성 확정을 받지 못한 상태다. 엠넷미디어 김광수 제작이사는 드라마 시간대에 방송될 예정이며 이와 관련해 방송사 드라마국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이어 드라마에 이효리가 출연하고 이효리의 음악이 들어가긴 하지만 광고성 컨텐츠는 절대 아니다며 드라마의 질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엠넷미디어 측이 광고성 컨텐츠가 아니라고 밝히고 있기는 하지만 이효리 드라마의 방송과 관련, 3사는 일단 드라마의 질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그간 방송사에서 외주제작사의 단편 드라마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전례가 없는 만큼 방송 3사는 드라마를 보고 신중히 결정하겠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KBS 드라마팀 김현준 팀장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엠넷미디어 측과 편성 관련 논의가 진행된 바는 없다며 심의를 거쳐 결정이 되겠지만 이효리의 새 앨범에 대한 광고성 컨텐츠 성격이 강할 경우 방송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이어 단편 드라마 시간대에는 외주제작물을 방송한 일이 없기 때문에 방송이 된다면 특집극으로 편성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60~80분 분량의 한 편짜리 드라마일 경우 특집 드라마 형식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KBS는 현재 단편 드라마로 ‘드라마시티’를 방송하고 있다. KBS 소속 젊은 프로듀서들이 실험적 소재와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를 시험해보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드라마시티’는 지금까지 외주제작사의 제작물로 채워진 전례가 없다.
KBS의 한 일선 PD는 KBS가 단막 시간대에 상업적 컨텐츠를 방송한다면 내부 PD들의 반발이 심할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KBS 방송은 불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단막극으로 ‘베스트극장’을 방송하고 있는 MBC 역시 KBS와 이와 비슷한 입장이다. MBC 소속 젊은 PD들이 다양한 연출 실험을 하고 있는 ‘베스트극장’도 외주제작사로부터 단편 컨텐츠를 제공받은 일이 없다.
MBC 드라마국 정운현 국장은 전례가 없긴 하지만 단편드라마라고 해서 외주제작사로부터 제작물을 제공받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드라마의 질이다고 못박았다.
정 국장은 이어 스타들이 출연하고 많은 제작비가 쓰였다고 해서 드라마의 질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며 드라마나 시나리오를 보고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업방송 성격이 강한 SBS는 KBS·MBC와 달리 이효리 드라마의 방송에 좀더 긍정적인 입장을 표시하고 있지만 일단 드라마의 질을 봐야한다는 점에는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SBS 드라마국의 구본근 부장은 드라마에 스타파워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것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고 전제한 후 컨텐츠의 질을 살펴본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구 부장은 이어 이효리 컨텐츠에 대해 무조건 방송할 이유도 없지만 배척할 이유 역시 없다고 전향적 검토 방침을 나타내면서도 문제는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의 분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엠넷미디어측이 100% 제작하는 컨텐츠이긴 하지만 방송사 역시 미디어 플랫폼을 제공하는 만큼, 저작권의 일부가 방송사에게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인 셈이다.
현재 SBS는 KBS, MBC와는 달리 단편 드라마를 방송하지 않고 있어 SBS에서 방송이 된다면 방송 시간대에 대한 논의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 부장은 이와 관련 편성은 유동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며 컨텐츠의 질에 따라 시간대 변경이 가능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은 SBS 미니시리즈 ‘세잎 클로버’에서 주연 배우로 나섰다가 실패를 경험한 바 있는 이효리가 다시한번 연기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단편드라마다.
이효리는 여기에서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가수 지망생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동건, 정준호가 이효리의 상대역을 맡으며 다음 달 3일부터 서울 근교에서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 20여일간 촬영이 진행될 예정이다.
연출은 이효리의 ‘애니모션’ ‘애니클럽’ 등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차은택 감독이 맡으며 만들어진 드라마는 이후 짧게 편집돼 이효리의 뮤직 비디오로 쓰이게 된다.
’톡톡톡’ ‘그녀를 사랑하지마’ 등 이효리의 신곡도 OST로 쓰여 드라마에 삽입된다.
[기사제휴]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오미정 기자 om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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