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니에 이어 탤런트 정다빈까지 최근 한국의 연예인 2명이 새해 들어 잇따라 자살하면서 자칫 미주 한인 청소년들 사이에도 일명 ‘베르테르 효과’가 번질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베르테르 효과’란 자살한 유명인과 자신을 동일시하는데서 비롯된 ‘동조자살’이나 ‘모방자살’을 일컫는 것으로 독일의 문호 괴테가 1774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펴낸 직후 유럽 여러 도시의 젊은이들이 주인공을 따라 모방 자살한 사건이 늘어난 데서 유래한 전문용어다. 인터넷 등 통신망의 발달과 미주 지역에 불고 있는 한류 영향으로 인해 갈수록 영어권 한인 1.5·2세들도 한국 연예계 소식을 가깝게 접하고 있어 모방 자살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뉴욕아동센터 산하 아시안 상담 클리닉의 윤성민 정신상담 소셜워커는 “현재 맡고 있는 한인 청소년 상담 케이스의 약 40%가 자살 상담”이라고 밝혀 뉴욕 일원 한인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윤 소셜워커는 “청소년이든 성인이든 자살은 우울증과 깊은 연관이 있다”며 “특히 사춘기 청소년들은 여드름만 나도 죽고 싶을 만큼 감정적, 심리적으로 약한 동시에 때론 과격하고 충동적이기 때문에 부모의 각별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전문기관에 상담을 의뢰하는 한인 청소년들 가운데에는 학업부담, 부모의 기대, 또래와의 학업경쟁 등에서 비롯된 온갖 스트레스로 인해 손목을 긋거나 손등을 칼로 찍는 자해 사례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초기 이민생활 부적응, 친구 사귀기 실패, 열등감, 미래에 대한 불안 등에서 비롯된 심한 스트레스도 자해나 자살 충동은 물론, 심할 경우 자살 동기를 부여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연방질병통제센터에 따르면 15~19세 미 청소년들의 사망원인 3위가 자살이고 대학생의 사망원인으로는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자살 위험을 줄이려면 우울증 진단을 통한 초기 상담 및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뉴욕주 아이오나 대학 심리학과 김기석 교수는 “언론이 자살 연예인을 미화할수록 청소년들의 베르테르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며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인들의 정서적 도움이 청소년들의 자살 위협을 막는 커다란 방패 역할을 해준다”고 강조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A1
<우울증 증상 진단>
8가지 항목 중 5개 이상 해당되면 전문가 상담이 권장된다.
◎아침에 일어나면 더 피곤하고 우울감이 있다.
◎하루 종일 우울한 기분이고 힘이 빠져 있다.
◎무엇을 해보려는 의욕이나 동기가 없다.
◎예전에 좋아하던 활동이나 일들에 무관심해졌다.
◎최근 3개월 안팎으로 몸무게가 갑자기 늘거나 빠졌다.
◎예전보다 너무 쉽게 화를 잘 낸다.
◎자아 존중감이 낮아져서 스스로 쓸모없는 인간이라 생각된다.
◎사회적 위축감으로 집에만 있으려하고 누군가 만나기도 꺼린다.
*자료제공: 뉴욕아동센터(문의: 718-358-8288 교환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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