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싱글 ‘클럽 아리랑’ 발표하고 가수 도전한 ‘지씨해머’
옛날에는 이런 몽타주로 가수 못했지. 요즘은 참 세상 좋아진 거야.
지상렬(37)이 말하는 ‘이런 몽타주’는 다름 아닌 자신의 얼굴이다.
’꽃미남’을 넘어 소중構?훈훈한 외모를 뜻하는 ‘완소남’, ‘훈남’이란 단어가 넘쳐나지만 어쨌든 ‘개성시대’가 도래했다며 웃는 지상렬이 시대의 관용에 힘입어 음반을 발표하고 ‘지씨해머(G.C. Hammer)’란 이름의 가수가 됐다.
1996년 S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지상렬은 개성강한 외모와 이보다 더한 말솜씨로 대중에게 폭넓게 사랑받고 있다. 진행을 맡거나 고정 출연 중인 라디오와 예능 프로그램이 4편이고 방영을 앞둔 MBC 드라마 ‘히트’도 촬영하고 있다.
분주한 활동 중 음반을 통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지상렬은 자신에게 몰린 주변의 의아한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음악과는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학창시절에는 LP로, 데뷔 전 클럽 DJ를 거치며 숱한 음악을 섭렵한 덕분이다.
당시의 경험을 살려 내놓은 음반 ‘클럽 아리랑’은 1990년대를 풍미한 래퍼 MC해머를 패러디해 지은 이름 ‘지씨해머’의 매력이 듬뿍 담겼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지상렬의 입담 만큼이나 그의 랩은 자유분방하다.
랩은 갑자기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잖아? 예전부터 랩을 단순히 좋아하는 차원이 아니라 전문적으로 좋아했으니까. 솔직히 옛날 같으면 이 몽타주는 언더그라운드로 갔을 텐데.
방송 경력 10년의 지상렬은 ‘클럽 아리랑’으로 처음 무대에 오를 때 가슴이 쿵쿵거리는 익사이팅한 느낌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했다. 상기된 표정을 쉽게 거두지 않고 3분 40초를 내가 연출해야 하니 쉽지 않았는데, 난 워낙 자연산 방송을 좋아하니까 긴장이 더했다고도 했다.
무대에 오르면서는 무조건 라이브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라이브가 아니면 할 필요가 없다. 립싱크를 왜 해? 구관조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수 하면서 ‘이게 아니면 안돼’라고 각박하게 치열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프로그램에 출연해 일부러 지씨해머 이야기 꺼내지도 않는다. 자연스럽게 가고 있다.
코믹한 매력 덕에 현실에서도 어느 정도 풀어져 있을 거라 짐작되는 지상렬은 사실 완벽주의자다. 사람을 좋아해 하루 지나 또 하루를 새벽까지 술을 마셔도 그 많은 방송 출연에 지각 한 번 안 했다. 스스로 스케줄까지 챙긴다.
사실 이 분야에서 승부 안 날 것 같았으면 발도 딛지 않았을 거다. 어떻게 보면 위험한 모험인데 주변에서 조금씩 지상렬이 아닌 지씨해머를 알아주고 ‘좋다’고 얘기해주니까 다행이다.
얼마 전 사우나를 갔는데 학생들이 지씨해머 다라고 말해 놀랐다는 그는 안 할거면 접촉도 하지 말고 할거면 시원하게 하면 되지라면서 소탈하게 웃었다.
오늘 일도 많은데 내일모레 걱정은 왜 해?
그를 이야기할 때 짚지 않을 수 없는 건 ‘언어유희’다.
눈물이 맺힌다는 뜻의 ‘안습(안구에 습기찬다)’이란 단어는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신조어로 떠올랐다. 얼굴을 빗대 ‘몽타주’라고 얘기하거나 말 잘하는 사람에게 혀가 드리블 좀 하는데라고 표현하는 등 독특한 말투는 지상렬을 버티게 하는 힘이다.
시에서 독창적인 표현을 많이 얻는다. 명작 시 말고 지방에 가면 공짜로 나눠주는 얇은 시집이 있다. 생활 시가 담겨있는데 현실을 그대로 옮겨놓아 굉장히 재미있다. 읽으면 정말 팍팍 꽂힌다.
요즘 그가 자주 하는 말은 왜 내 인생에 깜빡이 켜고 들어와다.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왜 해코지 하느냐는 뜻이 담겼단다.
오늘 할 일도 많은데 내일모레 걱정할 필요 없다. 오늘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면 되잖아. 어떤 일에도 100이란 에너지를 쏟으니까 후회는 없다. 남한테 바라지 않고 오늘에 충실하며 가수든 진행이든 연기든 해 나갈 것이다.
[기사제휴]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 기자 dlgof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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