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베스트] ‘불량커플’ 등 새 드라마, 진지한 소재 탈피·코믹 코드 주류
장의사 등 이색직업 활약 특징… 여주인공 ‘아줌마’가 대세
올 봄 새로운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의 시청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5월 들어 방송사들이 새롭게 선보이는 드라마들은 대부분 코믹 코드를 강조해 가볍고 편안한 웃음으로 시청자들에게 접근할 복안이다.
올해 초 드라마들이 진지한 소재로 묵직하게 시청자를 만났다면 5월 등장할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편안하게 즐기는데 치중하는 양상이다.
# 가볍게 더 가볍게
최근 안방극장을 지배하는 ‘여인천하’는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그 중심은 아줌마로 넘어간다. 고현정 한가인 이다해 고소영 등이 중심을 이루던 여주인공의 활약상이 아줌마 캐릭터로 완전히 넘어가는 양상으로 전개된다.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는 SBS 월화 미니시리즈 <내 남자의 여자>의 김희애-배종옥 콤비로 대표되는 ‘아줌마 열전’이 확대되는 것이다.
대신 한없이 가벼워진다. MBC 월화 미니시리즈 <신 현모양처>, SBS 특별기획 <불량커플>, SBS 월화 미니시리즈 <강남엄마 따라잡기> 등은 여전히 ‘아줌마’에 대한 소재를 버리지 않으면서도 무거운 터치보다는 코믹성을 가미한 내용으로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현모양처가 되기 위한 아줌마의 좌충우돌 소동과 자녀 교육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아줌마의 노력, 훌륭한 2세를 위해 좋은 유전자를 찾아 나선 완벽녀의 로맨틱한 소동 등 코믹 코드가 주류를 이룬다.
‘아줌마’라는 소재는 올 봄과 여름을 강타할 것은 분명하지만 그 내용만큼은 점점 가벼워지는 현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이번 드라마들은 미니시리즈인 만큼 16부작에서 24부작까지로 편성돼 깊은 속내를 드러내기에 아무래도 길이가 짧은 점도 하나의 이유로 꼽힐 만하다.
# 이색 직업의 캐릭터 강조로 소재 고갈 극복
많은 드라마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니 소재 고갈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영화에서나 다룰 법 했던 이색 직업들이 등장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SBS 수목 미니시리즈 <쩐의 전쟁>에 등장하는 사채업자는 드라마 주인공으로는 매우 낯선 직업이다.
<쩐의 전쟁>은 사채업자로 변신한 배우 박신양을 통해 두 얼굴의 야누스적 캐릭터를 보여줄 예정이다. KBS 2TV 월화 미니시리즈 <꽃 찾으러 왔단다>도 장의사라는 이색 직업을 통해 죽음과 삶에 대해 고찰해 보자는 의지를 드러낸다.
하지만 <꽃 찾으러 왔단다>는 배우 차태현을 내세워 그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적절한 애드리브로 코믹성도 손에 쥐고 갈 예정이다.
MBC 새 주말극 <에어시티>도 국정원 요원을 등장시켜 공항에서 벌어지는 범죄와의 대결을 펼칠 계획이다. 역시 국정원 요원이라는 직업도 드라마를 통해 처음 소개된다.
이밖에도 백수를 주제로 한 드라마도 생겨났다. MBC 수목 미니시리즈 <메리대구 공방전>은 백수인 메리(이하나)와 대구(지현우)의 티격태격 공방전을 다룬다.
케이블 영화채널 OCN의 미니시리즈 <키드갱>은 육아에 나선 건달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기존의 비장한 건달이 아닌 아기 앞에서 꼼짝 못하는 인간적인 건달의 모습이 웃음을 강조하게 된다.
이색 직업을 앞세우는 작품들의 공통점은 진지한 소재나 주제 의식에 무게중심을 두기 보다 캐릭터의 활약상을 부각시키는 점이다.
최근 드라마들이 새로운 소재 발굴에 실패해 시청자의 외면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캐릭터 플레이’라는 새로운 타개책 마련에 나선듯한 인상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배우에게만 의존하면 자칫 겉만 화려하고 알맹이는 없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스포츠한국 강은영기자 kiss@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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