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5개 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한 워싱턴 타운미팅에서 청소년 문제는 한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0일 비엔나 소재 한미과학협력센터에서 열린 타운미팅에는 50여 명이 참석, 4시간여에 걸쳐 올바른 정체성 확립과 자녀 문제의 본질에 관한 열띤 강연과 토론을 벌였다.
초청 연사로는 해군 대위 브라이언 박 씨, 주부 신문숙 씨, 교육상담가 이원진 씨, 국제 결혼 가정의 자녀인 폴라 태희 니랜드 씨, 한국 국가청소년위원회 위원장 최영희 씨가 참석했다.
미 해군 군의관이며 하버드대학 졸업생인 브라이언 박 씨는 강연에서 “미국인이면서 (동시에)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확립해야 한다”며 한국인이냐 미국인이냐는 식의 이분법적인 “제로섬 게임”으로 정체성을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훼어팩스 일원에서 교육 상담가로 활동 중인 1.5세대 이원진 씨는 “문제 아이의 발생은 한인으로서의 정체성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문제는 대체로 “학원을 무조건 다녀야 하는 풍토, 행위가 따르지 않는 말로만의 자녀 교육, 무관심한 부모 등에 있다”며 “아이들에게 파고 들어가 실질적인 문제에 귀 기울여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민 7년 차이며 대학생인 두 자녀를 둔 신문숙 주부는 대학 진로 선택 시 자녀들이 스스로 내린 결정을 항상 존중해 왔으며 열린 마음으로 대하니 친구처럼 대화가 통하는 사이로 발전했다고 경험담을 소개했다.
신 씨는 “지나치게 목표 지향적이면 자녀들이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녀들이 원하는 길을 가게 하는 게 부모 역할로 안다”고 덧붙였다.
독일계 아버지와 한국계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폴라 태희 니랜드(미 국방부 근무) 씨는 어머니의 지나친 관여와 보호 속에 자라면서 어머니와의 문화적 갈등을 많이 겪었으나 성인이 된 후 부모와 자식의 입장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어머니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니랜드 씨는 한국 문화는 취사선택해 받아들이고 있으며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되 존중하는 마음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한인 선교사 자녀 컨퍼런스 참석 차 워싱턴을 방문한 최영희 위원장은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한 상담 서비스 확대, 또래 상담자 육성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워싱턴 타운미팅은 미주청년봉사단, 좋은 벗들, 자주연합, 열방을 섬기는 사람들, 미주한인재단 등의 한인 단체가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모임이다.
한편 미주청년봉사단은 1.5세, 2세들의 역사의식 고취를 위해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30분 애난데일의 알라딘 서점에서 영어로 진행하는 한국 역사 강좌를 연다. <안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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