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 세상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바비 로크(Bobby Lock)는 평생을 단 한 개의 퍼터로 플레이했다. ‘방울뱀’이라는 별명이 붙은 요술방망이 퍼터 하나로 브리티시 오픈을 4회나 제패했다. 이를 두고 1940년대 영국의 명프로 토마스 헨리 코튼은 이렇게 말했다.
“평생동안 단 한 개의 퍼터만 계속 사용한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자기 아내에게 쏟은 애정과 신뢰 이상으로 그 퍼터를 사랑하지 않으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다”
최고의 퍼팅명수로 불리는 바비 로크가 일생 단 하나뿐인 퍼터와 인연을 맺은 것은 9세때. 아버지가 쓰던 아이언을 잘라 만든 우스꽝스런 퍼트로 퍼팅연습을 하던 소년 로크는 한 클럽회원으로부터 헌 퍼터를 얻었다. 검붉게 찌든 호두나무로 만든 것으로 아주 낡았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로부터 골프를 배운 로크소년은 어느 날 짧은 퍼팅을 실패한 후 투덜거리며 퍼터를 그린 위로 내동댕이쳤다. 이를 본 아버지가 말했다. “그 따위로 골프를 하다니 너는 골프를 할 자격조차 없는 녀석이구나” 아버지는 로크의 골프클럽을 몽땅 빼앗았다. 로크는 손발이 닳도록 빌고 나서야 겨우 골프클럽을 돌려 받았다.
후에 바비 로크는 1931년 14세의 나이로 남아공 소년선수권대회에서 우승, 일약 골프스타로 부상했다.
다음해인 1932년 브리티시 오픈에 첫 출전해 베스트 아마의 타이틀을 쟁취했고 1938년 프로로 전향했다.
로크는 한 퍼터만 사용하는 이유를 “이 낡은 퍼터만으로 충분하다. 이 퍼터는 나에게 지극히 충실하다. 나도 물론 중요한 경기에서 퍼팅을 많이 미스했다. 그때마다 나는 퍼터가 나쁜 것이 아니라 내 퍼팅솜씨가 서툴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퍼팅을 미스 할 때마다 퍼터를 탓하고 남의 탓을 했다면 바비 로크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스 샷을 하고 나서 내 탓으로 돌리기란 여간 쉽지 않다. 클럽이 나쁘다든가, 볼의 위치가 안 좋다든가, 샷하는 순간 동반자가 방해를 했다든가 온갖 핑계를 찾으려 든다.
특히 골프클럽 탓으로 돌리는 골퍼들은 수없이 골프클럽을 교체하지만 흡족한 결과를 얻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본질적인 잘못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에서 미스샷은 모두 내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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