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형차는 예전 중형차 크기, 연비는 되레 좋아져
인기 중형 세단 혼다 어코드 79년형의 길이는 171.9인치, 무게는 2,208파운드로 요즘 팔리는 소형 세단과 흡사한 정도다. 하지만 2007년에 나온 어코드의 길이는 191.1인치, 무게는 3,197파운드나 된다. 30년 남짓한 기간에 20인치가 길어지고 1,000파운드나 불었다. 최근 몇 년간 고유가 상황은 지속되고 있지만 새로 출시되는 차량들은 더 커지고 무거워지는 추세다.
1979년형 혼다 어코드
길이 171.9인치 무게 2,208파운드
2007년에 나온 모델은
191.1인치에 3,197파운드로 커져
소형세단의 경우 2007년형은 1990년형에 비해 2인치 가량 길어지고 무게는 370여파운드나 더 나간다. 혼다 어코드는 5년에 한번 꼴로 리디자인될 때마다 덩치도 함께 커졌다.
전반적으로 차체가 커지면서 요즘 ‘소형차’는 예전의 중형차와 맞먹는다. 2007년형 혼다 시빅의 발치 공간(leg room)은 90년형 어코드 수준으로 발전했으며 예전의 어코드와 현재 판매 중인 시빅의 무게 차는 겨우 100파운드 내외다.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도 예외는 아니다. 중형 SUV의 경우 95년형과 2007년형의 길이는 8.2인치, 무게는 580파운드 차이가 난다. 물론 대형 SUV의 경우 약간 무거워졌지만 길이는 소폭 줄었다.
사이즈가 커졌지만 연비는 나빠지지 않았다. 첨단 테크놀러지를 도입한 엔진 덕이다. 2006년 모델의 평균 연비는 25.4mpg으로 10년 전인 86년과 동일하다. 오히려 연비가 개선된 차량도 적잖다. 혼다 어코드 2007년형의 연비는 24/34mpg(로컬/고속도로)로 79년형의 24/28mpg보다 높다.
자동차가 커지는 이유에 대한 업체들의 답변은 심플하다. “소비자가 원하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의 대형 선호추세는 자동차를 비롯 주택 등 많은 부문에서 일반화되고 있다. 도요타 관계자는 “우리는 ‘더 크게’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원한다”고 말한다. 도요타의 경우 리디자인된 2006년형 랩4는 이전 모델보다 길이 14.5인치, 폭 3인치를 키웠으며 하이랜더도 4인치가 길어지고 3인치나 폭이 넓어졌다. 한술 더 떠 가장 큰 SUV인 세코이아의 몸집도 더 크게 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업계는 차량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이 고객들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특정 모델을 좋아하는 고객층의 경우 더 그렇다. 예를 들어 혼다 시빅 매니아들은 수입이 더 늘어나고 생활의 여유가 생긴다고 해도 사이즈가 더 커진 시빅을 찾는다는 논리다. 기아모터스 아메리카의 관계자도 “고객들이 ‘기아 리오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사이즈가 조금 더 컸으면 좋겠네요’라고 말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대형 선호 트렌드에 맞춰야 한다”고 설명한다.
자동차업체들은 향후 사이즈를 키우면서 무게를 줄이는 데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비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우디 신형 TT 스포츠카의 경우 이전 모델보다 길이 5인치, 폭 3인치가 커졌지만 무게는 22파운드가 덜 나간다. 프레임 등 부분에 스틸이 아닌 알루미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포드 역시 올 연말 선보일 포커스의 경우 이전 모델보다 무게를 줄여 연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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