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골프매니아 네 명이 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라운드 도중에 한 명이 옆 홀에서 날아온 볼에 맞아 쓰러졌다. 동반자들은 비상전화로 클럽하우스에 연락했다. 금방 골프장 직원이 전동카트를 타고 나타나 쓰러진 사람을 전동카트에 태웠다. 직원이 동반자중 누군가가 함께 탈 줄 알고 기다리자 세 명의 사나이들은 거의 동시에 입을 열었다.
“남은 홀을 마저 끝내고 따라 갈테니 먼저 병원으로 데려 가시오”
직원이 전동카트를 몰고 사라지자 나머지 셋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히 골프를 즐겼다.
이 이야기는 미국이나 영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서울 근교 골프장에서도 똑 같은 상황이 실제로 벌어졌었다.
골프장에서 동반자가 나의 불행을 측은히 생각하고 위로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수준급의 골퍼임을 자처하는 사람중 상당수가 입으로는 ‘골프는 남을 배려하는 신사의 게임’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라운드 중에 결코 동반자를 배려하려 들지 않는 속물인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는 자신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동반자의 불행은 아무 것도 아니다. 오히려 상대방의 불행에 따른 반사이익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속물 골퍼다.
‘인도의 성자’ 오쇼 라즈니쉬의 유머모음집 ‘지혜로운 자의 농담’에 나오는 다음의 일화는 상대방의 불행을 기화로 이익을 챙기려는 속물들의 추한 모습을 보여준다.
어느 날 유태교의 율법학자인 랍비와 가톨릭성직자가 각각 보트를 타고 낚시질을 하고 있었다. 가톨릭 성직자가 물고기의 입질에 흥분해서 날뛰다가 그만 물에 빠지고 말았다. 그가 두번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가 올라오자 랍비가 허우적대는 가톨릭성직자에게 소리쳤다. “어이 신부친구! 당신이 다시 떠오르지 않으면 내가 당신의 보트를 가져도 되겠소?”
성직자들마저 자신의 이익을 좇아 남의 불행을 방관하며 본분을 망각하는데 동반자를 혼내주려고 칼을 갈고 나온 골프들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골프장에서 당신의 불행과 실수는 동반자들에겐 ‘강 건너 불구경’의 재미를 줄 뿐이다. 믿을 데라곤 자신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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