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권재 ‘프리시전 재활보조기 의수족센터’대표
장애·도박중독 극복 ‘이웃돕기’ 나서
저소득 무보험자에 의수족 무료 제공
“더 많을 때 하자고 미루다 보면 죽을 때까지 못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게라도 시작하자 다짐했죠. 더 많이 못해서 미안할 따름이에요”
한 의수족 제작업체가 매달 무보험자 한 명에게 무료로 보조기나 의수족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구태여 가격으로 따진다면 1만~1만5,000달러의 가치다. 결코 작은 나눔은 아니다.
<오는 12월부터 매달 저소득 무보험자 한 명에게 무료로 의료 보조기나 의수족을 전달하기로 결정한 ‘프리시전 재활보조기 의수족센터’의 이권재 대표(앞줄 가운데)와 직원들이 밝게 웃고 있다. <이승관 기자>>
연말 찬바람이 불어오는 길목에서 ‘따뜻한 마음’의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찾은 곳은 베벌리와 램파트 인근에 있는 ‘프리시전 재활보조기 의수족센터’. 사무실로 안내하는 이권재 대표와 걷다보니 편하지 않은 이 대표의 발걸음이 눈에 들어왔다.
이 대표는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았다. 장애라는 핸디캡과 함께 했던 방황의 시간은 길었다. ‘새로운 삶’을 위해 미국으로 유학을 왔고 대학원서 의수족 공부를 통해 번듯한 직장을 구했다. 하지만 도박의 끈은 끊어지지 않았고 98년에는 대형 트럭에 치여 15미터나 끌려가는 대형 교통사고를 당했다.
절망의 끝이었지만 오히려 한 줄기 빛을 만났다. 오랜 시간 이 대표를 옭아매어 왔던 장애라는 핸디캡도, 도박중독의 마지막 끈도 사라졌다. 대신 오랜 시간 곁에서 끊임없이 기다려 준 아내의 사랑, 하나님의 은혜를 알게 됐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손이 유난히 크고 뭉툭하다고 했다. 어린 시절 친구들은 다리로 갈 힘이 손으로 간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 손으로 의수족을 만들면 사람들은 “정말 편안해 날아갈 것 같다”고 찬사를 보내던 때가 있었다.
‘굴곡이 많은 삶’ 속에서 다시 일어섰고 그 손을 이웃에게 내밀기 시작했다. 형편이 딱한 히스패닉 장애인들에게 의수족을 달아줬고, 두 다리를 잃은 한인 청년에게 걷는 기쁨을 선사했다. 한국에서도 세브란스 병원을 통해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다.
“5년 전 LA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한 뒤 많은 사랑과 은혜, 축복을 받았다. 생각보다 많은 한인들이 보험이 없고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보조기와 의수족을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이 대표는 “작은 시작이지만 12월부터는 한 달에 한 명씩 이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꾸준히’ 그리고 언젠가는 ‘더 많은 사람’을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따뜻한 마음이 연말연시가 다가오는 한인사회에서 풍성한 결실을 맺는 씨앗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714)944-3991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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