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매각절차도 완료되지 않은 시점인 중앙은행과 제일은행의 쌍방 간 극심한 갈등국면을 맞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앙은행이 제일은행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위기설까지 제기하며 향후 진행되어질 향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더러는 중앙은행이 제일은행에게서 어떤 꼬투리를 잡아 매각금액을 낮춰보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동안 두 은행이 취한 태도를 보면 부정적인 예상들이 충분히 나올법하다.
우선 현재 제일은행에는 최고경영책임자(CEO)인 이창열 행장을 제외하곤 대출총괄(CLO), 자금총괄(CFO), 실무총괄(COO) 등 소위 경영관리 주요 직책을 수행하는 부행장이 단 한명도 없다.
CFO직을 맡기기 위해 LA 한미은행에서 영입했던 김동욱 부행장이 약 2달 전 쯤 돌연 사표를 내고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갓 COO로 영입했던 이승희 부행장마저 매각소식이 발표된 시점에서 은행을 떠났다.
이곳 현지은행인 메트로시티뱅크를 제외하고서라도 신한은행을 비롯한 타주 기반의 경쟁력 있는 큰 규모의 한인은행들이 속속들이 애틀랜타로 진출하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조중식 이사장은 29일 가진 인터뷰에서 어찌 주요직책을 수행하는 부행장이 한명도 없는 체 방치되고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방치하고 있는 게 아니고 계속 뽑으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답변했지만 석연치 않은 점이 다소 있다.
제일은행이 직원모집 시 과거에는 LA나 뉴욕 같은 대도시의 주요 일간지에 광고를 게재해왔는데 본보의 확인결과 최근 들어 제일은행이 부행장 모집 광고 게재를 요청한 신문은 단 한곳도 없었다.
그것뿐이 아니다. 제일은행을 인수하는 중앙은행의 태도에는 더 많은 의문이 남게된다.
중앙은행은 제일은행의 운영책임자(COO)로 안상필 부행장을 파견했지만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당사자가 애틀랜타로 오길 거절해 무산됐다.
그렇다하더라도 운영책임자 파견문제가 무산된 이후 지금까지 중앙은행은 한 한번도 제일은행에 공석인 부행장 자리를 채우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구 서울가든 부지 일대에 건립키로 한 쇼핑센터 ‘플라지 원’을 포함해 중앙은행은 제일은행이 이미 고객에게 융자를 허가해주기 위해 융자허가서(Commitment Letter)까지 발송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무려 5건 이상이나 돌연 융자를 해주지 말 것을 요청해 결국 경쟁사인 메트로시티뱅크 등으로 융자건수가 넘어갔다.
중앙은행이 고객들에게 위반 시 법적효력까지 끼칠 수 있는 융자허가서까지 제일은행이 발송했음에도, 그리고 경쟁사에게 ‘돈벌이’가 되는 건수를 넘겨주면서까지 납득되지 않은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격이다.
그러나 지난 9월 18일 두 은행이 체결한 인수계약이 무산될 가능성은 실제로 거의 희박하다는 게 은행관계자들의 주된 의견이다.
계약이 무산될 경우 원인을 제공한 은행에서 지불해야할 위약금이 상당한데다가 향후 양 은행이 감당해야할 손실정도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계약이 틀어지면 양측 간 끝없는 법적공방을 피하기 힘든 게 바로 은행업계의 인수관련 문제인데, 두 은행이 과연 이 같은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극단적 결정을 강행하겠느냐 하는 주장이다.
사태가 이쯤 되자 애틀랜타 지역 한인들은 갑론을박 제일은행의 향후 향방에 대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조만간 제일은행에 넣어뒀던 자금을 모두 타 은행으로 옮기겠다는 이가 생기는가 하면 좀 더 사태를 지켜보자는 관망의 태도를 보이겠다는 이도 있다.
한편 중앙은행이 밝힌 바에 따르면 이변이 없는 한 제일은행에 대한 인수절차는 내년 2~3월경에 최종 마무리된다. <김선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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