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5년부터 호바트 초등학교에 몸담아 온 강금숙 교사가 자신의 교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호바트 초등교 강금숙 교사
“아이들 좋아서”… 32년간 한 학교 출근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을 보면서 나도 선생님처럼 꼭 교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한인타운 한 복판에 있는 호바트 초등학교의 강금숙(영어명 케시) 교사는 지난 75년부터 매일 아침 같은 곳으로 출근하고 있다. 벌써 32년째다. 보조교사 시절을 제외하고 정식교사가 된 79년 이후만 따져도 꼬박 28년을 같은 학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12년 전부터는 킨더스쿨 담임을 맡은 강 교사는 ‘아이들이 좋아서’ ‘가족 같은 학교 분위기가 좋아서’ 그리고 ‘교사는 내 천직이라서’ 지금 이 곳에 있다고 설명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한때 교장이나 코디네이터가 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아이들과 노래하고 그림 그리는 것이 눈에 아른거렸고 ‘평생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작정했다.
30년이란 시간은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호바트 초등학교에서 처음 올 때는 20대 싱글이었지만 그 사이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다. 지금은 대학을 졸업한 장성한 두 형제의 엄마다. 학교도 많이 달라졌다. 처음 교사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레코드판을 틀어야 했다. 아이들 사진도 찍으면 원아워 포토에서 현상, 다음날이나 보여줄 수 있었다.
얼마 전 학생들에게 옛날에 쓰던 레코드판을 보여주니 “선생님은 이렇게 큰 까만색 CD를 어디서 구했냐”며 신기해 하더란다. 지금은 사진도 디지털 카메라로 직접 찍어 교실에서 바로 출력해 교제로 사용한다.
강 교사는 “처음 교사생활을 시작할 때 가르쳤던 아이들이 지금은 마흔쯤 됐을 것이다.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정말 궁금하다. 혹시라도 내 소식을 듣게 되면 연락해 주면 좋겠다”면서 “간혹 내가 쿠키를 나눠 주면 동생이나 엄마를 주고 싶다며 먹지 않고 싸 가는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의 따뜻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볼 때 가장 큰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킨더가튼에 보내기 전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자기가 할 수 있도록 독립심을 키워주고 책을 읽고 가까이 하는 좋은 습관을 집에서 가르쳐주면 좋을 것”이라며 “은퇴가 8년가량 남았는데 이후에는 자폐 어린이에 대해 공부해서 그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또 다른 꿈을 밝혔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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