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세보다 20% 이상 싸 …시애틀·벨뷰 등지도 수두룩
집 상태 대부분 엉망…전문가 도움 받아야 낭패 면해
독야청청 강세를 지켜온 시애틀지역 주택시장도 침체분위기가 완연한 가운데 주택 바이어들의 관심이 일반 매물보다는 헐값에 살 수 있는 경매주택에 쏠리고 있다.
최근 한 한인도 렌튼 하이랜드 지역에 차압 전 매물(pre-foreclosure)로 나온 시가 55만 달러상당의 상태가 양호한 주택을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해 42만 달러에 매입,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지난 9월부터 주택경매 전문회사로 변신한 알파부동산(대표 데이빗 한)에 따르면 킹 카운티 지역의 차압 전 주택매물은 1,400채를 넘어섰다.
11월26일 현재, 정부기관차압(388건), 파산(1,103건), 은행차압(233건) 등 카운티의 전반적인 경매성 주택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알파부동산의 한 대표는 경매 매물이 전년 동기대비 50% 이상 늘었다며 통상, 모기지 페이먼트를 2~3회 연체하면 체납 고지서가 발부되고 3개월 후에 경매절차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중개업소가 소개하는 차압 전 주택의 경우, 원매자가 소유자나 융자기관과 가격 협상을 하게 된다. 모기지 금액보다도 낮은 가격에 파는 ‘쇼트 세일’ 매물도 적지 않다.
한 대표는 차압매물은 주택상태나 채무관계 등 전문적인 실사과정을 거쳐 구입해야 안전하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매입 후 뒤늦게 2차 저당권 설정사실이 발견되는 등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차압주택은 시애틀이나 벨뷰 등 인기지역을 포함, 퓨짓 사운드 전 지역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어 내 집 마련을 꿈꿔왔거나 여유 있는 투자자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한 대표는 말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하자가 있는 주택도 많기 때문에 입주 전 수리비도 감안해야 한다며 “제반 비용을 제하고도 시세보다 20~30% 가량 싼 집을 고객에게 찾아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워싱턴주 여성부동산협회의 케이 김 회장은 경매로 주택을 싸게 구입할 수는 있지만 집의 상태가 엉망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매입 후 할 일이 너무 많다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회장은 자기 돈 한푼 안들이고 소위 ‘제로 다운’으로 구입한 주택이 차압 되는 경매 물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귀띔했다.
차압주택은 카펫을 새로 깔고 페인트칠과 부서진 집 안팎을 수리하는데 15~20만 달러까지 들어간 사례도 있어 단순히 싼값에 끌려 경매주택을 매입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김회장은 경고했다.
경매 또는 차압 전 주택이 특별히 융자를 얻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오히려 이런 주택은 공식 감정가격이 매입가보다 높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는 것.
물론 누구나 경매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융자기준이 크게 강화돼 일정한 다운페이와 함께 양호한 크레딧, 수입 등을 정확하게 입증해야 한다.
한 대표는 시애틀지역 주택시장이 아직은 전국적인 상황보다는 좋은 편이지만 내년에는 부동산시장 경기가 더욱 악화되면서 차압매물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시애틀 주택가격도 30% 가량의 거품이 있다고 지적한 한 대표는 지난 2000년 닷컴산업 붕괴 당시보다 더 큰 위기가 오고 있다며 “시애틀은 다른 지역보다 늦게 침체가 시작된 만큼 앞으로 2~3년 동안 침체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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