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감리교회 전경.
(뉴저지 러더포드.이스트 러더포드 수잔 김 통신원)
새로운 지역에 이사 오면서 나름대로 옛 생활을 고수하기보다 새롭게 살기로 작정하고 결심한 것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 에서였다. 그래서 무작정 미국교회를 찾아 갔다. 미국에 살면서 한국인이면서 한국인의 권리도, 그렇다고 미국인도 아닌 어정쩡한 나의 삶이 어떻게 보면 평생 나그네 인생으로 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결과는 내 생애의 큰 전환점이 되었다.
중국작가인 에미탱은 그의 소설 조이락크럽에서 그들의 선조들이 미국에 처음 이민 와서 살아온 애환을 코믹하고도 재치있게 소설화 시켰는데 그들 선조 역시 이민 초창기에는 교회를 찾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교회를 가면 영어공부는 물론,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준다고 해서 교회를 찾아 갔고 그래서 거기서 만난 중국인들과 친구가 되어 돌아가면서 집에 모여 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마작을 하면서 고달픈 이민생활의 애환을 털어놓으며 기쁨을 얻는 내용으로 소설의 실마리를 풀어 나갔다.
중국인들뿐만 아니라 이민역사는 애초에 청교도들이 처음 메이플라워를 타고 아메리카로 들어오면서 이민 역사가 그렇게 시작됐고 그들의 사회야말로 교회를 중심으로 형성됐음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나 역시 20여년 살던 곳에서 새롭게 러더포드로 이사를 하고도 똑같은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는 것이 한인교회를 찾아 가야 이지역의 한인들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민 초기도 아니고 그래도 미국에서 몇 십 년은 살고 난 즈음 미국교회에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용기를 낸 것이다.
러더포드 연합 감리교회(Rutherford United Methodist Church)는 1870년 설립됐으며 당시 교회 역사는 그들의 후예로 ‘빌리’라는 청년이 1년에 한 번 씩 교회역사와 사진 설명을 하는데 그들 역시 한국교회같이 교회마다 교인이 넘쳐 있었다. 그리고 지금의 크고 아름다운 성전을 마련한 것이다. 그런데 담임 목사님이 동양인이라는 데에 놀라움과 혹시 중국인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한인이었다. 감리재단은 한국에서 공립학교와 같이 몇 년마다 목사 발령을 내리므로 김보중 목사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으니 자연히 이곳으로 오게된 것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옛날에 그 풍성했던 교인들은 어디갔을까 할 정도로 교회는 썰렁했다. 그래도 예배 후 친교실에서 간단한 스낵에 커피나 티를 마시며 서로가 정을 나눌 때는 그들이 서양인인지 동양인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화기애애하며 즐거워 보인다. 이 교회를 다니면서 가장 보람되게 느껴지는 일은 2년 전인 지난 2005년도에 ‘한국인의 날’ 축제를 연 것이다. 이날 축제에서는 한인 성도들이 한복을 입고 한국음식 소개 및 본 통신원의 그림 13점과 미국인 교인의 도자기와 퀼트 전시회와 더불어 고전무용, 태권도 시범을 선보였다.
더욱이 러더포드에서 살면서 양로원이나 병원에서 위문공연을 하는 미국시니어 팀 8명이 화려한 의상을 세 번 씩이나 갈아입으면서 라디오 시티에서 나오는 탭댄스를 추어 축제는 그야말로 국제 축제로 절정을 이루었다. 그 축제를 위해 파크 애브뉴에서 장사를 하는 우리 한인들이 성금과 음식을 보내주어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 교회에서의 한국인 예배는 이미 지난 2년 전부터 낮 12시에 따로 본다. 그 외에 뉴니언 스트리트에 있는 가나안 한인교회(진박민, 홍인석목사)에서 는 일요일 예배 이외에 러더포드, 이스트 러더포드에 거주하는 한국인 아동을 보호하고 가르치는 방과 후 교실과 여름학교를 실시해 어려운 이민생활에 쫓기는 부모들의 시름을 달래주고 있었다.
이외 죤메리라는 카톨릭 하이스쿨은 이 지역을 대표할 만큼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이 곳에는 한국인 학생들이 많이 재학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어떤 축제나 행사를 할 때 으례 소방관과 경찰관, 그리고 학생들이 동원되어 퍼레이드를 하곤 하는데 밴드부에 한인 학생들이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한눈에 볼 수가 있어 매우 흡족하다. (greenartschool@yahoo.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