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 좋습니다”... 상투적 칭찬에 속지마라

‘자기 스타일의 골프’를 구축하지 못한 골퍼들이 자주 듣는 말이 있다. “폼이 좋습니다” “파워가 대단하십니다” “방향성이 좋으시군요”…
자신의 골프를 펼치지 못하는 골퍼들은 이 말의 진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기류의 골프’란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골프의 이치를 깨달아 나름대로 즐길 줄 알면서 남부끄럽지 않은 스코어도 낼 정도로 일정 수준에 이른 골퍼를 말한다.
자기류의 골프를 할 줄 모르는 골퍼들은 골프와 접한 시간이 짧거나 골프와의 친밀도가 엷은 탓이 크겠지만, 의외로 동반자들이 던지는 이 말에 담긴 본래의 뜻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말을 들을 때의 상황을 살펴보면 온전치 못한 샷에 대한 위로의 뜻이 숨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폼이 좋습니다’는 볼이 제대로 날아가지는 않았지만 스윙 폼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뜻이다. “파워가 좋다”는 “힘은 좋지만 볼은 제 멋대로 날아가는군요”의 다른 표현이다.
“방향성이 좋다”는 말 역시 짧은 비거리에 대한 위로와 함께 “그렇게 짧으니 아무리 힘껏 쳐도 OB날 염려도 없겠다”라는 빈정거림이 숨어 있다.
이런 말을 못 알아들을까 싶겠지만 구력 15년이 넘은 한 동반자의 실토로 실상을 깨달을 수 있었다. 50대 후반의 이 동반자는 첫 홀부터 좋은 티샷을 날린 뒤 동반자들이 “굿샷!”이라고 외치자 쑥스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저는 남들이 스윙이 좋다고 해서 정말 그런 줄 알았어요. 15년이나 지나서야 그게 아니란 걸 깨달았습니다.”
그는 두달 전 레슨프로로부터 점검을 받은 결과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는 엉터리 스윙’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충격을 받은 그는 2개월 넘게 필드를 사양하고 스윙 개조에 들어가 지금의 스윙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스윙을 가진 사람도 부단히 점검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게 무너지는데 하물며 착각에 빠졌다면 오죽 하겠는가.
세계적 경쟁력을 자랑하는 재벌급 기업들이 주기적으로 위기론을 내세우며 파격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새로운 생존전략 수립에 나서는 것은 바로 자주 듣는 칭찬이나 위로에 담긴 독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주 듣는 남의 말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며, 사실이라 해도 거기에 안주하면 덫에 걸려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