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우 펠로시 대통령 권한대행도 가능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 오는 11월 4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와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가 똑같은 수의 선거인단을 확보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미 ABC방송은 17일 오바마와 매케인이 269명씩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승부를 가리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가상해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점쳐보는 흥미있는 기사를 소개했다.
미 대선은 직선제가 아니라 국민이 투표를 통해 주(州)별로 선거인단을 선출하고, 선거인단을 더 많이 확보한 후보가 당선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270명을 확보해야 대권을 거머쥘 수 있는 것이다.
선거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서 두 후보가 동률을 이룰 확률을 0.48%로 매우 낮게 보고 있다. 그러나 비록 오래전 얘기이긴 하지만 1800년 대선에서 토머스 제퍼슨과 아론 바 후보가 선거인단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는 바람에 하원이 제퍼슨을 대통령으로 선출한 적이 있는 만큼 `전혀 일어날 수 없는 일’은 아니다.
일례로 오바마가 2004년 대선 당시 존 케리 후보가 승리했던 주에서 모두 이기고 아이오와, 네바다, 뉴멕시코에서 추가로 승리를 거둔다면 오바마와 매케인은 269 대 269로 비기게 된다.
이런 경우처럼 대선에서 선거인단의 과반을 확보한 후보가 나오지 않는다면 미 수정헌법 12조에 따라 대통령 선출 결정권은 하원으로 넘어간다.
하원에서는 50개주에서 선출된 의원 개개인이 한 표씩을 행사할 수 있고, 이들이 던진 표를 계산해서 더 많은 표를 받은 대통령 후보가 그 주에서 승리하게 된다.
따라서 대통령에 당선되려면 하원에서 과반인 26개주에서 승리를 해야하는 것이다. 현재 민주당이 공화당에 비해 많은 의원을 배출한 주는 26개주로 공화당의 21개주를 앞서고 있다. 애리조나, 캔자스, 미시시피 3개주는 민주.공화 의원수가 같다.
민주당은 11월 대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하원선거에서 의석수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하원으로 대통령 선출권한이 넘어간다면 오바마에게 유리하다.
하지만 하원이 대통령 취임식이 있는 2009년 1월 20일까지 대통령 당선자를 선출하지 못하면 상원에서 선출된 부통령 당선자(상원의장)가 대통령 임무를 대행한다. 하원이 이 문제를 4년내내 풀지 못하면 부통령 당선자는 사실상 4년 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셈이 된다.
문제는 상원에서마저 부통령 당선자를 놓고 의견이 맞설 경우, `대통령권한대행 법안’에 따라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가 대통령 대행을 맡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역시 상.하원에서 대통령 문제를 계속해서 해결하지 못한다면 하원의장의 대통령 대행임기는 최대 4년까지도 가능하다.
ABC 뉴스는 오바마와 매케인이 맞붙는 이번 대선이 애초에는 접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 못했으나, 현재 여론조사에서 두 사람의 지지율 차이가 3%포인트 안팎이기 때문에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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