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최근 고유가를 등에 업고 풍부한 석유자금으로 무장한 독재 국가들이 미국의 정책에 강력히 맞서는가 하면 자국내의 민주주의 운동을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석유 가격은 지난해 9월만 해도 배럴당 80 달러 수준이었지만 16일 134.60 달러로 거래를 마치기 이전에 147 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유가 오름세가 지속돼 200 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하면서 지구촌 전반에 걸쳐 가시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타임스는 이런 고유가에 편승, 엄청난 석유자본을 거머쥔 나라들 가운데 이라크는 전쟁중이고, 수단은 반군에 맞설 군사 장비 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도 미국과 거리를 둘 만큼 세력을 키워가고 있지만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나 이란의 이슬람 지도자들, 러시아의 점증하는 독재권력 등 미국에 가장 적대적인 지도자들이 이끄는 국가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들 3개국은 국제 문제에 보다 큰 역할이 요구되고 있지만 독재 권력화를 공고히 하는 데 따른 관심을 돌리기 위해 급여인상 등 복지 확대나 사회간접시설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그 결과 자칫 국민 지지를 잠식시킬 수 있는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는 공통점을 갖고 있음에도 풍부한 석유 수입은 당분간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러시아의 경우 지난해 공공부문 투자는 2004년에 비해 2배나 늘었으나 올 석유와 가스 수입은 당초 예상보다 330억 달러나 많은 1천780억 달러가 예상된다. 10년전만 해도 엄청난 채무에 시달렸지만 이제는 중국과 일본에 이어 3번째로 큰 달러화 보유를 자랑한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무분별한 지출을 억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연금 확대를 비롯한 사회복지 증진을 꾀하는 한편 친서방 성향의 그루지야,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확대에 반기를 들고 이란과의 교류를 늘려나가는 강경 외교노선을 펴고 있다.
더구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언론을 탄압함으로써 반대 여론을 잠재우고 있지만 빈부 격차는 심화됐다는 평가이고, 노후한 유전 시설의 생산량은 감소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란 역시 유가 상승과 더불어 절대 권력이 강화되면서 민주주의는 약화되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이란은 국제 영향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군사력을 증강하는 한편으로 반대의견을 억누르고 있다.
과거 1990년대 저유가 시절에 외국 자본 유치에 앞장서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문호를 개방했지만 이후 유가 상승과 더불어 폐쇄적이고 독재적인 성향으로 변화했으며 2005년 집권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넉넉해진 석유 자본으로 지지자들에 대한 저리 융자, 대규모 건설사업 추진, 식료품 수입을 추진하는 반면에 언론인 및 반정부 인사들을 탄압하고 있다.
이란은 올 들어 5월까지 역대 최대 규모의 석유 수입을 기록한 상태이며, 핵무기 프로그램은 부시 행정부의 최대 걱정거리로 등장했는데, 이런 상황은 차베스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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