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 지난 2000년 미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중 뉴햄프셔에서 부시는 매케인에게 19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다. 매케인은 기세를 몰아 사우스캐롤라이나도 차지할 태세였고 그렇게 되면 부시의 도전은 무산될 상황이었다.
위기감을 느낀 부시의 참모들은 패배 다음날 사우스캐롤라이나 그린빌의 한 호텔방에 모여 대책을 숙의한 끝에 매케인을 공격하는 전략을 쓰기로 했다.
그때부터 부시진영은 외부 단체들까지 동원해 매케인의 전력에 대한 거짓말을 퍼뜨리는 대대적인 `네거티브’ 공세를 펼쳤다.
매케인의 부인 신디가 약물 중독자였다거나, 아니면 방글라데시 소재 테레사 수녀의 고아원에서 매케인이 입양한 딸 브리지트가 매케인이 혼외로 낳은 딸이라고 매도하는 식이었다.
당시 한 토론장에서 휴식시간에 부시가 매케인에게 다가가 그의 팔에 손을 얹으며 맹세코 자신은 매케인에 대한 비방과 관련이 없다고 하자 매케인은 내게 그런 빌어먹을 소리를 하지 말라면서 이 손도 당장 치워라라고 반격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18일 최신호 기사에서 2000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이후 8년간 부시와 매케인이 겪은 이런 애증의 일화들을 소개하면서 두 사람을 친구이자 적이라는 의미의 `프레너미스(Frenemies)’라고 표현했다.
당시 매케인은 결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졌고 후보 경선에서도 패배했다. 이후 매케인은 부시의 선거운동을 지원하기도 했지만 부시 행정부의 백악관 대변인을 지냈던 스콧 매클렐런은 두 사람이 함께 있을 때면 언제나 매케인은 특유의 억지 웃음을 지어보였다고 회고했다.
타임은 매케인이 최근 부시를 포용한 것이 올해 공화당 대선후보가 되는데 도움이 됐지만 지금은 부시 대통령과의 관계가 오히려 오바마와 대결을 벌이는데 있어 부담만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이는 민주당이 `매케인에게 투표하는 것은 오히려 지난 8년간 이 나라가 참고 견뎌왔던 것에 투표하는 셈’이라고 공격하는 빌미를 줬다.
타임은 매케인-부시의 지난 8년간 관계보다 거북하거나 괴로운 정치적 관계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2004년 두 사람간의 화해로 분노가 다소 희석되긴 했지만 그들은 한 번도 친구였던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심지어 2001년 부시와 다른 점이 너무 많았던 매케인은 민주당 지도부와 공화당을 탈당하는 문제를 협의하기도 했었다. 이어 3년 뒤에는 매케인이 백악관과 사이가 너무 벌어지자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존 케리가 부시에 맞서 자신과 함께 출마하자고 매케인에게 요청할 정도였다.
타임은 매케인이 그동안 당과 대통령으로부터 떨어져 있었지만, 보수파들이 자신에게 얼마만큼 의심스런 눈길을 보내는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부시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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