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이 오른발 발리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린 뒤 감사 기도를 하고 있다.
한국-북한 올해만 4번째 무승부 1-1
7연속 월드컵 본선진출 길 한층 험난
또 비겼다. 한국축구가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개막전에서 북한과 또 다시 무승부에 그쳐 7연속 월드컵 본선진출 길이 한층 험난하게 됐다.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치러진 아시아 최종예선 B조 경기에서 한국은 북한에 후반 페널티킥으로 선취골을 내준 뒤 기성용이 가슴 트래핑에 이은 멋진 발리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려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북한을 상대로 올해만 4번째 무승부를 기록하며 지난 1993년 이후 15년 동안 이어져온 대 북한 무승 행진을 끊지 못했다. 지난 6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1차전에서 2-1로 이겼던 북한은 1승1무로 이날 UAE에 2-1 역전승을 거둔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조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고 한국은 이란과 함께 1무로 공동 3위에 머물렀다.
중동의 강호 사우디, 이란과 같은 B조에 포함된 한국으로선 반드시 승점 3을 챙겨야 했던 경기 중 하나였으나 북한의 두터운 수비벽과 빠른 공수전환을 깨뜨리기엔 플레이의 창의성과 결정력이 모두 턱없이 부족했다. 허정무 감독은 신영록이 부상으로 출장이 어려워지자 조재진에게 최전방 공격수 임무를 다시 맡겼으나 조재진은 시종 적진에 고립된 채 전혀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좌우날개로 나선 김치우와 최성국의 측면 돌파나 양쪽 풀백 김동진과 오범석의 오버래핑도 별로 활발하지 못했고 크로스도 정확하지 못했다. 공격 루트를 찾지 못해 위협적인 전진패스는 없고 무의미하게 공만 빙빙 돌리는 패스만 가득했던 실망스런 경기였다.
오히려 북한은 수비 치중 후 역습을 노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최전방 원톱 정대세를 중심으로 홍영조, 문인국, 안영학 등이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활발한 공세를 펼쳤다. 전반 16분 정대세가 드리블로 왼쪽 측면을 돌파했지만 김남일이 태클로 걷어냈고 2분 뒤에는 김영준이 오른쪽 측면을 뚫고 오른발 강슛을 때렸지만 골키퍼 정성룡이 간신히 쳐냈다. 22분에는 왼쪽에서 오범석의 패스 미스가 정대세의 슈팅으로 연결돼 아찔한 순간을 맞았지만 공이 골대를 벗어나 가슴을 쓸어내렸고 29분에도 문인국의 왼쪽 크로스에 이어진 홍영조의 강력한 슈팅으로 가슴이 철렁하는 경험을 했다.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지 못하던 한국은 39분 최성국이 오범석의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볼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고 인저리타임에 최성국의 힐 패스를 받은 김진규의 슈팅도 왼쪽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북한의 공세는 후반에도 계속 됐다. 후반 12분 홍영조의 오른발 슛에 이어 14분에는 문인국이 단독 찬스에서 쏜 오른발 슛을 정성룡이 선방해내 실점 위기를 모면했으나 끝내 19분 골을 내주고 말았다. 왼쪽에서 넘어온 프리킥을 수비하던 김남일이 홍영조의 유니폼을 잡아당겨 페널티킥을 내줬고 이를 홍영조가 성공시킨 것.
위기에 몰린 허정무를 구해낸 것은 팀 막내인 기성용(19)이었다. 후반 24분 김두현이 센터서클 지점에서 페널티아크 정면으로 볼을 올려주자 기성용은 북한 수비수의 타이트 마크 가운데서도 날아오는 볼을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떨어지는 볼을 넘어지면서 멋진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 다이빙한 북한 골키퍼 리명국의 손이 미치지 않는 북한 골 왼쪽 구석에 꽂아 넣었다. 허정무호를 구해낸 A매치 데뷔골. 이후 한국은 조재진과 최성국 대신 서동현과 이천수를 투입하며 다소 활기찬 모습을 보였으나 작품으로 연결시키진 못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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