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IC 부실대상 117개 중 20곳 대형은행 잇단 파산·합병 대조
대형은행들이 파산과 합병을 거듭하는 금융위기 속에 지역에 기반을 둔 중소은행들의 안정된 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파산 우려가 있거나 경영이 부실한 은행들의 목록을 작성해 비공개로 관리하는데, 이 목록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90개였던 부실 은행 목록이 8월에는 25%이상 증가해 117개 은행으로 늘었다.
이 목록에서 포함된 중소은행은 20개 미만에 머물러 대형은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았다.
워싱턴뮤추얼과 인디맥, 리먼브러더스 등 대형은행들은 지난 4~5년 동안 서브프라임 등 위험도가 높은 융자를 양산하며 몸집을 키우기 경쟁에 매진해 자산 건전성과 현금 유동성이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반면 부실 대출을 피하기 위해 엄격한 융자기준을 적용하며 내실을 다지는 경영을 추구한 중소은행들은 현재 금융위기를 안정적으로 극복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FDIC의 올 2·4분기 은행실적 보고에 따르면 중소 규모의 한인은행들은 자산 건전성과 현금 유동성면에서 최우수 상태를 유지(본보 9월 12일자 A1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은행 박광순 행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로 엄청난 손실을 본 주류은행과 달리 한인 로컬은행들은 담보가 보증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주력상품이라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다”며 “또 커뮤니티 은행들은 지역 커뮤니티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서류심사만 하는 주류은행에 비해 대출자의 비즈니스와 재정상태를 꼼꼼하게 심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중소은행들도 금융위기와 신용경색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현재 건설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된다면 중소은행들의 주력상품인 상업용 부동산의 대출 상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샌디에고주립대학(SDSU) 데이빗 엘라이 금융학 교수는 “규모에 상관없이 현 금융 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은행은 없다”며 “은행마다 더욱 확실한 담보를 요구하거나 계약금 수준을 높이는 등 대출 기준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형은행들의 이합집산으로 안정된 중소은행을 선택하는 예금주가 증가하면서 많은 중소은행들의 자산대비 자기자본 비율이 상승하고 탄탄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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