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우려 ‘구제금융서 경기침체로’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3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는 미 하원이 7천억달러의 구제금융법안을 통과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하락했다.
구제금융안이 실시돼도 신용위기가 완화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고 미국의 고용시장이 악화돼 경기침체 우려가 더 커진 것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잠정집계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날보다 157.47포인트(1.50%) 하락한 10,325.38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9.33포인트(1.48%) 떨어진 1,947.39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5.05포인트(1.35%) 내린 1,099.23을 기록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지난달 29일 하원의 법안 부결로 폭락했던 수준보다 밑으로 내려가며 2005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주요 지수가 3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번 주에 다우지수는 7.4%, 나스닥은 10.8%, S&P 500지수는 9.4% 내려 근래 들어 최악의 주간 성적을 기록했다
이날 웰스파고가 와코비아를 인수키로 한 가운데 100포인트 넘는 상승세로 출발한 다우지수는 미 하원이 구제금융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키는 시점을 전후해 300포인정도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가 막상 법안이 통과되자 상승폭을 줄이더니 하락세로 돌아선 뒤 낙폭을 키워 장중 고점에서 450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증시 관계자들은 구제금융안 통과에 대한 기대가 현실화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문제인 경기침체 우려 쪽으로 옮겨간 것이 증시 하락을 불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파트너리어셋매니지먼트의 존 데이비슨 회장은 하나의 장애물을 넘으면 다음 장애물을 보게 되는데 미국 경제의 약화가 바로 다음 장애물이라면서 미 경제가 침체를 과연 피할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경기침체 우려가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음을 설명했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달 미국에서 일자리가 15만9천개 감소, 2003년 3월 이후 최대의 감소폭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9월의 실업률은 6.1%로 전월과 같았다. 그러나 구직활동을 단념한 노동자를 포함한 실업률은 10.7%에서 11%로 높아져 1994년 4월 이후 14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일자리 감소 규모는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10만명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제조업 경기나 소비가 악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경기지표 가운데 핵심인 노동지표가 이처럼 나빠지면서 미국이 심각한 경기침체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는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일자리는 9개월 연속 감소해 올해 들어 사라진 일자리가 모두 76만개에 달했다.
반면 이날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9월 비제조업(서비스업) 지수는 50.2를 기록, 기준점인 50을 넘어서며 서비스업이 소폭 확장했음을 나타냈다.
한편 와코비아는 이날 씨티그룹에 은행부문을 매각키로 했던 당초 계획 대신 웰스파고에 주식 전량을 151억달러에 매각키로 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에 매각키로 했던 것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개입에 의해 이뤄졌던 반면 이번 웰스파고와의 계약은 정부의 지원없이 이뤄진 졌다는 점에서 달라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와코비아 주가는 이날 57% 급등했고 웰스파고는 0.7% 내렸다. 씨티그룹은 와코비아 인수 불발로 18% 급락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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