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미국 대선 투표일을 불과 나흘 남겨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는 아직까지 누구에게 투표할 지 마음을 정하지 않은 부동층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매케인측은 부동표를 확실하게 잡으면 막판 대역전이 가능하다고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역대 미국 대선의 사례를 살펴볼 때 특정후보가 부동표를 압도적인 비율로 챙겨간 전례가 없으며 오히려 후보간 우열이 드러나는 전국 득표율과 달리 부동층은 후보별로 거의 비슷하게 양분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과거 선거때에 비해 부동층의 비율도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따라서 매케인에게 부동층은 최후의 보루가 아니라 신기루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30일 미국의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코는 과거 8차례의 미 대선에서 투표일을 1주일 앞둔 시점까지도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던 부동층의 실제 투표성향을 살펴볼 때 특정 후보가 60∼70% 이상으로 부동표를 챙겨간 전례가 없다고 보도했다.
여론조사 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는 1976년 이후 치러진 8차례 선거에서 출구조사 결과 10-25%의 유권자들이 투표일 최종 1주일전까지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비율은 2004년 9%대로 떨어졌으며 올해 선거에서는 8%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돼 부동층이 갈수록 엷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 로널드 레이건 후보와 지미 카터 대통령의 대결에서 레이건이 압승을 거뒀지만 부동층은 레이건이 근소하게 우위를 보였을 뿐이다.
2000년 대선 때 전체 유권자 가운데 17%에 달했던 부동층 가운데 후보별 지지율은 앨 고어 48%, 조지 부시 45%였다. 그러나 이 정도의 편차는 실제 전국 투표에서 50만표차에 불과, 큰 변수가 되지 못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2004년 대선 때 퓨 리서치의 사전 조사에서 존 케리가 52%, 부시 47%로 부동층 지지율을 보였으나 부동층 유권자의 비율이 9%에 불과해 승부의 분수령이 되지 못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부동층 유권자들 가운데는 정치인을 신뢰하지 않는 정치혐오층과 선거 무관심층이 적지 않아 실제로 투표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에 따라 최종 선택하는 지지후보도 양분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부동층이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매케인 입장에서는 부동층의 표심을 겨냥해 막판 총력전을 전개하는 것보다 오바마 후보 지지층 가운데 상대적으로 충성도가 약한 유권자층을 공략, 이탈표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실제로 2004년 선거에서 부시 대통령이 민주당의 케리 후보의 미온적인 지지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성공을 거뒀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다.
s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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