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금지’찬반 팽팽
캘리포니아의 ‘동성결혼 금지 발의안’(프로포지션 8)이 전국적 관심 속에 이번 11월4일 선거의 최대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르면서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 우세가 분명한 캘리포니아의 경우 이번 투표에서 대선 결과보다 ‘발의안 8’의 통과 향방이 오히려 더 큰 관심 대상이 되는 분위기 속에서 찬반 양측간 감정적 충돌이 빚어지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들도 속출하고 있다.
교회·보수단체 찬성
민권·진보단체 반대
■치열한 찬반 논쟁
‘발의안 8’을 둘러싸고 전국적으로 찬반 양측에 수천만달러의 캠페인 기금이 쏟아지고 양당 대선후보 등 주요 정치인들과 단체, 교계 등이 일제히 나서는 등 동성결혼을 둘러싼 보수적 입장과 진보적 입장의 전면적 대결 양상이 됐다.
개신교와 가톨릭 등 기독교계가 ‘발의안 8’ 통과에 발 벗고 나선 가운데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 후보는 ‘발의안 8’ 지지 성명을 낸 반면 버락 오바마 민주 후보는 개인적으로 동성결혼을 반대하지만 ‘발의안 8’은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탐 맥클린톡 주의원 등 공화당 소속 주의원 20여명은 발의안을 공개 지지했으나 다이앤 파인스타인 연방상원의원 등 민주당 정치인들은 물론 공화당인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도 발의안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부작용
‘발의안 8’을 둘러싼 공방이 감정적 이슈가 되면서 일부 찬반론자간 충돌과 폭력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부작용도 낳고 있다.
2주 전 북가주 모데스토에서는 한 교회 앞에서 ‘발의안 8’ 지지자들이 찬성표를 호소하는 홍보 팻말을 나눠주다 발의안 반대자들로부터 공격을 당했고, 지난 26일 토랜스에서는 ‘발의안 8’ 찬성 팻말 훼손을 둘러싸고 20대 남성이 동성애자 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한인사회에서도 ‘발의안 8’을 둘러싸고 감정적 충돌이 벌이지고 있다. ‘발의안 8’ 반대 입장을 천명하고 있는 한 한인단체 관계자는 “한 노인병원을 방문해 선거 홍보물을 나눠주는데 병원 관계자가 이를 빼앗아 눈앞에서 찢어버린 일도 있었고 밤에 실무자의 집으로 교회를 떠나라는 위협성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다”며 “입장은 다르지만 서로 존중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영향과 전망
투표일이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발의안 8’ 캠페인측의 자체 조사 결과 찬반 여론이 44% 대 44%로 팽팽하게 갈려 있는 것으로 나타나 막판 부동층의 표심이 ‘발의안 8’의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발의안 8’이 통과될 경우 이미 캘리포니아에서 결혼을 한 동성 부부들은 어떻게 되느냐도 관심거리다. 제리 브라운 주 검찰총장은 ‘결혼이 무효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최종 결정은 결국 법원의 몫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발의안 8’이 통과돼도 연방 대법원에 다시 무효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도 높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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