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의 허리케인 시즌이 11월말로 공식 종료된 가운데 허리케인 측정 기준의 적정성에 관한 논란이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이는 지난 9월13일(현지시간) 텍사스 남부 해안을 강태한 허리케인 아이크가 `2등급’으로 비교적 위력이 약한 것으로 예보됐지만 실제로는 올해 발생한 허리케인중 가장 큰 피해를 냈고, 지난 150여년간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중 카트리나와 앤드루에 이어 세번째로 큰 피해를 내는 등 실제 예보와 피해간에 불일치가 발생했기 때문.
기상학자들 사이에서는 현재 허리케인 등급을 측정하는데 사용중인 `사피어-심프슨’방식의 수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의 휴스턴 및 갤버스턴지역 소장인 진 하펠은 허리케인 아이크가 2등급으로 예보돼 주민들은 물론 관리들에게 `이보다 더 심한 허리케인도 겪었는데...’라는 생각을 심어줘 엄청난 피해에 대한 경각심을 주지 못했다면서 허리케인 측정기준을 바꾸는게 쉽지는 않지만 수정이 필요한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허리케인 위력 측정에서 NWS 등이 채택해 통용되는 `사피어-심프슨’ 척도는 지난 60년대 말 부터 70년대 초 사이에 개발된 것으로 미국의 엔지니어 허버트 사피어가 고안하고, 국립허리케인센터소장을 지낸 로버트 심프슨이 발전시킨 것.
허리케인의 등급은 바람의 세기로 구분해 풍속이 시속 73마일 이하일 때는 열대성 폭풍(Tropical Storm) 그리고 시속 74마일 이상부터 허리케인으로 분류하며, 풍속이 74-95마일(119-153km)이면 1등급으로 위력이 가장 낮고, 풍속이 155마일(250km) 이상이면 5등급으로 위력이 가장 센 것에 속한다.
하지만 이 척도는 허리케인이 해안에 상륙할 때 발생하면서 최악의 피해를 내는 `서지(surge.급격한 기압의 변화)’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는게 일부 기상학자들의 주장. 왜냐하면 서지는 최대 풍속 보다는 허리케인의 크기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립해양대기청(NOAA) 소속 대기과학자인 마크 포웰은 허리케인의 잠재적 파괴력을 측정하는 방식을 개발해 왔는데 이는 허리케인의 풍속과 위력이 미치는 범위 및 크기 등을 모두 종합한 것.
포웰 방식을 적용하면 아이크는 멕시코만 해안에 상륙하기 직전에는 2005년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보다 위력이 약하지만 멕시코만에 상륙한 뒤에는 총 에너지가 500마일 넓이에 걸쳐 미쳐 카트리나를 능가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포웰은 또 서지를 5등급으로 나눠 측정하는 방식을 고안해 풍속에 기준한 `사피어-심프슨’ 척도를 보완하려고 시도중인데 이 방식으로 아이크를 측정할 경우 서지로 인한 파괴력이 해안 상륙당시 4.2 등급의 강한 위력을 가진 것으로 측정된다.
한마디로 포웰 방식으로 허리케인 아이크를 측정할 경우 풍속은 2등급에 불과하지만 파괴력은 4등급의 매우 위험한 허리케인으로 정확하게 측정돼 허리케인의 파괴력을 예보하는데 있어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상학자들이 2일부터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모임을 갖고 허리케인의 등급을 측정하는 새로운 척도를 개발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주목되고 있다고 텍사스 지역신문인 휴스턴 크로니클이 1일 보도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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