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최대 쇼핑시즌 중 하나인 추수감사절 연휴의 소매업체 매출이 예상 외로 늘었지만 업체들이 워낙 큰 폭의 할인판매를 해 실속이 없는데다 소비자들이 추가 구매에 나설 가능성도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소비 전망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1일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전미소매협회(NRF)가 3천370명의 쇼핑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포함한 주말까지 연휴 쇼핑시즌에 고객 1인당 소비액은 평균 372.57달러에 달해 작년 같은 기간의 347.55달러에 비해 7.2%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쇼핑에 나선 고객도 늘어나 총 1억7천290만명이 유통업체 매장이나 웹사이트를 방문, 작년의 1억4천730만명보다 크게 증가했다.
또 쇼퍼트랙이 소매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블랙 프라이데이’ 매출도 106억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3% 늘어났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추수감사절 연휴의 미국 내 판매도 예상을 넘어섰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서울발로 보도했다. 삼성전자측은 28~29일 TV 판매가 평소의 4~5배에 달했다고 밝혔고 LG전자도 소비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이었다고 밝혔다.
소매업체들의 연간 실적을 흑자로 돌려놓는다는 뜻에서 유래된 블랙프라이데이는 연간 판매실적에서 25~40%를 차지하는 연말 쇼핑시즌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고, 이런 판매 결과는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추수감사절 연휴의 판매는 불경기에서 워낙 큰 폭의 할인판매를 통해 이뤄져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고객들의 발걸음도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주말에는 줄어들어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추수감사절 연휴에 대형 유통체인인 타깃은 430달러이던 26인치 LCD HDTV를 299달러에 판매하는 등 소매업체들은 사상 최대의 세일에 나섰고, 주머니가 얇아진 소비자들은 더욱 싼 값에 물건을 차지하려고 이른 아침부터 매장에 줄을 서기도 했다.
알릭스파트너스의 매튜 카즈 이사는 50~70%에 달하는 할인판매를 했기 때문에 수익성을 맞추기 위해서는 물건을 2~3배나 더 팔아야 한다고 NYT에 말했다. 추수감사절 판매가 늘었더라도 할인폭이 컸던만큼 수익을 내려면 더 많은 상품을 팔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은 저가 상품을 주로 구입하고, 이미 연말 쇼핑을 이번에 끝낸 경우도 많아 유통업체의 걱정을 키우고 있다. 소비자들은 주로 의류, 액세서리, 비디오게임, DVD 등 값이 싼 상품의 구매에 나선 반면 상품권 판매는 10%나 줄었다.
NRF 조사에서 이번에 연말 쇼핑을 마쳤다고 말한 소비자는 39.3%로 작년의 36.4%보다 늘어났다. 이는 연말까지 상품을 추가 구매할 고객이 줄었다는 뜻으로 경제위기 속에 판매부진으로 고전하는 유통업체에게는 어두운 소식이다.
WSJ는 추수감사절 연휴에 전례없는 할인판매로 고객들이 매장을 찾기는 했지만 블랙프라이데이 다음날인 토요일에는 고객이 크게 줄어 소비자들이 대폭 세일을 하는 특별 한정상품(미끼 상품)에만 눈독을 들였을 뿐 이런 상품을 사지 못했을 경우 그냥 매장을 빠져나간 것 아니냐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연말 쇼핑시즌 기간이 짧아진 것도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의 쇼핑기간은 27일로 작년의 32일에 비해 크게 짧아졌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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