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모텔도 목하 전쟁 중”
고객 20~30% 감소해 객실요금 경쟁적으로 인하
오션쇼어 등 관광지 고사상태
내년부터 매물 쏟아져 나올 듯
안정적인 투자대상으로 한인사업가들의 인기를 끌며 한동안 잘 나갔던 호텔·모텔이 경제위기로 직격탄을 맞아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시애틀, 벨뷰 등 대도시 지역은 그나마 아직은 괜찮은 편이지만 오션쇼어, 스큄 등 관광지의 숙박업소들은 투숙객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 수익은 고사하고 페이먼트가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쇼어라인에서 ‘이코노 로지’를 운영하는 장태수 전 쇼어라인 시의원은 외곽지역 숙박업소는 큰 타격을 받고 있지만 시내 모텔은 아직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운타운 호텔들도 앞으로 매출이 10~15%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스포켄 공항 인근의 ‘이코로 로지’를 3년째 운영하는 유진훈씨는 신용경색으로 한달 전부터 투숙객이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소식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다행히 스포켄은 내륙중심지로 타격이 상대적으로 덜 한 것 같다고 밝힌 유씨는 “불황을 타개할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다”며 경비를 줄이고 마케팅을 강화하며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채상일씨는 에버렛의 부티크 호텔과 함께 뉴 멕시코와 플로리다 등 타 주에서 모두 4개의 대형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채씨는 5년 전 인수한 에버렛 바닷가의 부티크 호텔 ‘Inn at Port Garden’은 기업고객 위주라 여전히 잘 운영되고 있지만 관광객에 치중하는 리조트 호텔들은 매우 힘들다며 “연초부터 직원을 20% 가량 감축했다”고 말했다.
그는 “플로리다 같은 관광지는 금융위기가 터져 나온 9월 중순부터 휴양지를 찾는 여행객이 크게 줄어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다”며 위기감마저 느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시애틀 다운타운 호텔의 경우도 내년에 예약된 컨벤션의 취소가 이어지고 크루즈 여행객도 크게 줄어 올해와는 상황이 판이하게 다를 것으로 전망한다.
크루즈 여행을 위해 시애틀을 찾는 외지 관광객은 연간 30만 명에 달한다. 상당기간을 앞두고 예약해야 하는 특성으로 당분간은 유람선고객이 유지되지만 내년에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여행객이 줄면서 업소간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채씨는 객실요금이 업계 평균 20% 이상 내렸지만 시애틀은 앞으로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요즘은 호텔에 직접 전화하면 가장 싼 요금을 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현 상황이 9·11 직후와는 비교도 안 되는 ‘핵폭탄급’이라며 심각성을 강조한 채씨는 “그러나, 호텔경기도 내년에 바닥을 치고 후년부터는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는 한인 호텔업주들 가운데 연간 매상의 5~6배를 주고 근래 매입한 사람은 경영이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내년부터 자금난에 시달리는 호텔들이 매물로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호텔도 매매가 거의 끊긴 상태다. 한인은행들 마저 내리막길의 호텔에 대한 융자 취급을 꺼리고 있어 사실상 융자를 받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주 내의 한인 호텔업주들은 최근 워싱턴주 한인호텔협회(KHOA-WA)를 결성, 상호 정보교환과 결속을 꾀하는 등 전례 없는 불황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부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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