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자 정신을 회복하자”
손창묵 박사, 기축년 맞아 장기불황 극복자세 강조
2009년은 물론 향후 3년간 힘들 듯
주택가격도 5~25% 추가 하락 전망
2009년의 화두가 ‘경제’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평화와 여유의 상징인‘소의 해’에 먹고 사는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것이 역설적이지만, 당면한 경제현실을 감안하면 이해가 간다.
워싱턴주의 최고 경제전문가인 손창묵 박사에게‘새해 경제의 전망 및 대책’을 물었더니‘개척자 정신의 회복’이라는 다소 엉뚱한 대답이 나왔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개척자 정신이야말로 불황의 파고를 넘어 새로운 발전을 모색할 수 있는 유일한 자세임을 강조한 듯싶다.
손 박사는 “한민족은 역사적으로 개척자 정신이 강했고, 미주 한인들은 더더욱 강하다”며 “전후 11번째인 이번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바로 개척자 정신의 회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말까지 불황 지속돼
손 박사는 이번 불황이 지난해 말에 시작돼 한창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불황의 평균 지속기간인 12개월을 이미 넘어섰다는 뜻이다.
손 박사는 이번 불황이 올해 말까지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새해는 2008년보다 더욱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제는 불황이 올해 말에 멈춘다 해도 곧바로 경기회복이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2010~2011년 2년 정도 경기위축 상황이 지속되다 그 이후에나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는 게 손 박사의 분석이다. 앞으로 최소 3년간은 힘든 경제상황이 지속된다는 의미다. 전체 경제활동에서 67%라는 최대의 비중을 차지하며 미국경제를 지탱해왔던 소비가 완전 실종돼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불경기에도 줄어든 적이 없는 미국 가구의 부채 절대액수가 사상 처음으로 줄어든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입증한다. 집이나 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한 융자 등 어떤 형태의 빚도 지지 않으려 든다는 의미다. 국민들이 허리띠를 완전히 졸라 맨 상황인 것이다.
2004년부터 불황이 시작되기 전인 2007년까지 4년 동안 경기가 엄청나게 좋았던 것은 개인이나 국가 소득이 늘어서가 아니라 부동산 가격으로 자산가치가 올라가자 덩달아 소비를 늘리는 ‘부의 효과’(Wealthy Effect) 덕분이었다고 손 박사는 설명했다. 이 기간 동안 부의 효과에 의한 소비가 전체 소비의 20~25%를 차지했는데 부동산 시장의 폭락으로 부의효과가 아예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불황이 닥쳤다는 것이다.
집값도 지금보다 25% 더 추락
이번 불황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도 손 박사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지금 유일하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집값이 아직도 바닥이 아니며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뿐이라고 말했다.
손 박사는 “올 12월까지는 불황과 함께 집값도 무조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올 연말까지 지역이나 주택 종류 등에 따라 5~25%까지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상 최고로 치솟았던 지난해 여름에 대비하면 전체적으로 20~40%가 떨어져야 바닥을 형성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손 박사는 “보통 주택가격은 인구나 고용상황, 인플레이션 등을 반영해 결정되는데 과거 통계를 보면 통상 인플레이션 비율보다 1% 정도 높게 인상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하지만 지난 3~4년 동안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비정상적으로 폭등해 불황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같은 집값은 하락 후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보다 1% 정도 높은 인상률로 정상을 되찾게 될 것이며 올 연말 이후 바닥을 형성해 2010년을 넘어 일정기간 바닥권을 형성한 뒤 서서히 상승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하지만 이 기간에 부동산 거래를 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추가하락 가능성까지 반영할 수 있다면 좋은 가격과 조건으로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는 최상의 기회인데다 이자율도 40년 만에 사상최저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인 비즈니스 더 힘들 듯
이 같은 경제상황 속에서 미국인의 소비패턴을 기반으로 하는 자영업 위주의 한인 비즈니스는 더욱 힘들 것이라고 손 박사는 걱정했다.
그는 “경기 사이클상 불황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고 이번이 처음도, 마지막도 아닌 만큼 낙담이나 실망하지 말고 꿋꿋하게 견뎌내고 극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히려 불황을 맞아 이러 저러한 이유로 미루거나 늦춰왔던 생산성 향상 방안을 모색해 완전히 체질을 개선해볼 것을 권했다. 가령 제품이나 업체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광고 등 마케팅을 더욱 강화해 매출을 늘리는 것도 불황의 파고를 넘는 방법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손 박사는 “한인들이 다 함께 위기를 극복한다는 자세로 업주는 종업원들의 근무시간이나 임금을 줄이더라도 해고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특히 한인들은 사소한 것이라도 한인업소 이용하기에 나서 한인의 소득이 밖으로 빠져 나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간곡히 당부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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