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속에 새해를 맞이하면서 ‘희망’을 화두로 삼았던 한인사회가 불안에 떨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한인대상 강,절도 사건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한인상가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파크 빌리지 안에 있는 한 전자상가가 지난 해 말 절도피해를 당한 데 이어 올해 초 또다시 범행의 대상이 됐다.
이번 사건은 그 동안 수 많은 강,절도 사건에도 불구하고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파크 빌리지 상가도 이제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님을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됐다.
이 사건의 여파가 채 가시기 전에 이번에는 도라빌 지역 식당 업주와 종업원이 연쇄적으로 강도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해 연말 이 식당의 한인종업원이 퇴근 후 식당에서부터 쫓아온 괴한들에게 자신의 아파트에서 가방을 탈취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올해 초 같은 식당 주인의 동생이 퇴근할 때 식당에서부터 쫓아온 흑인 2명에게 자신의 집 앞에서 돈가방을 빼앗겼다.
범인들은 피해자를 구타하면서 식당의 열쇠를 탈취했고 이 열쇠를 이용해 다시 식당으로 돌아가 절도행각을 일삼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한인대상 강,절도 사건이 잇따르고 있지만 한인사회는 그 때마다 한인대상 범죄근절을 말로만 외칠 뿐 근본적인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경기불황까지 겹치면서 한인대상 범죄는 오히려 늘고 있어 새해부터 한인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한인들이 유독 범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대로 한인들이 현금을 선호해 항상 현금을 소지하고 있다는 인식도 한인대상 범죄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인들은 언제까지 각종 강,절도 사건의 주요 타깃이 돼야 할까?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먼저 가급적 현금소지를 피한다던가 혹은 업소의 경우에는 감시카메라 등 보안장치를 강화하는 등 개별적인 대비책 외에 보다 조직적인 대비책을 세워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먼저 한인사회 대표기관인 한인회가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파크빌리지 내 한 한인상가 업주는 “한인회가 나서서 관할 경찰당국에 한인상가 집중지역에 대한 순찰강화를 요구하는 한편 범인검거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주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인회 한 임원은 “한인상가지역에 대한 경찰순찰강화 요구는 경찰의 인력과 예산 그리고 특정지역(혹은 민족) 편중이라는 문제로 인해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어 이 임원은 “다만 범인검거노력 촉구는 고려해 볼만 하다”면서도 “그렇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되겠냐”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한인상가지역 안전문제와 관련 LA지역처럼 한인상가지역에 파출소를 설치하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최근 LA지역 경찰은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경관들을 중심으로 관내 한인타운에 파출소를 신설해 한인타운 범죄감소에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둘루스 경찰의 R.D. 벨처 국장은 지난 해 한 인터뷰에서 “현실적으로 전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재정상황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가까운 시일 내에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늘어만 나는 한인이나 한인업소를 대상으로 하는 강,절도 사건에 대해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을까? 이에 대해 많은 한인들이 현재 두 개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는 자체순찰대의 역할 강화를 차선책을 꼽고 있다.
현재 한인사회는 안전기동순찰위원회(위원장 강성덕, 이하 안기위)와 안전대책위원회(위원장 홍성욱, 이하 안대위)가 활동하고 있다.
이 중 안기위는 둘루스와 스와니 지역을 중심으로 그리고 안대위는 도라빌 지역을 중심을 순찰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경제불황과 자금난으로 실제적은 순찰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강성덕 안기위 위원장은 “DUI스쿨 운영수입 등 극히 적은 수입이 있기 하지만 3대의 순찰차량 보험료를 납부하기에도 빠듯하다”면서 “경기가 나빠지면서 재정수입이 격감해 순찰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며 고충을 털어 놓았다.
홍성욱 안기위 위원장도 “자원봉사대원들로 하여금 야간순찰을 하도록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역시 순찰활동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엄수나 조지아 한인상공회의소 회장은 “경찰에만 의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체 순찰대는 분명 한인들의 안전을 위해 분명한 차선책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불황이지만 한인업주들이 맘놓고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체 순찰대에 대한 한인사회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연거푸 절도피해를 당한 업소의 인근 업소의 한 업주는 “가뜩이나 불경기로 힘들지만 올해에는 어떤 식으로든 대책이 수립돼 모든 한인들이 도둑이나 강도 걱정없이 장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이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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