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가 미국의 44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20일 전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축하 인사를 보냈다.
미국의 오랜 우방인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는 이날 오바마에게 보낸 축하 편지에서 중동사태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문제, 경제위기 등 현안을 풀기 위해 미국과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오바마에게 별도의 사신을 보내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고 행운을 기원했다고 버킹엄궁이 밝혔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오바마의 대통령 취임이 “미국에 진정으로 위대한 시간”이라면서 오바마 새 대통령이 국제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을 희망했다. 그는 이날 독일 공영 <아에르데>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오바마가 세계 각국의 동맹국들과 협의하고 협력해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일방주의 외교정책을 일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국 간 협력 개선을 기대하는 분야로 그는 아프가니스탄, 이란 문제와 러시아 관계를 꼽았으며, 미국이 요구하는 아프간 추가 파병에 대해서는 단호한 거부 입장을 고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최근 경제위기와 관련, 그는 미국 정부가 자동차 산업에 대해 지원하는 것은 공정경쟁을 왜곡해 장기적 해결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취임 이래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강조해 온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행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세계를 변화시키는데 앞장서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과 적극 협력할 용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교장관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을 전 세계와 함께 축하한다면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요술 지팡이를 갖고 있지 않다”는 말로 섣부른 기대에 대해 선을 그었다.
가톨릭계를 대표하는 교황 베네딕토 16세는오바마 대통령에게 세계의 평화를 증진시키고 전 세계 기아와 빈곤에 맞서 싸울 것을 촉구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을 통해 그의 취임을 축하한 뒤, 그 같이 당부했다고 이탈리아 ANSA 통신이 전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국가들 간의 이해와 협력, 평화를 증진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베네딕토 16세는 우리 시대에 전 세계의 수 많은 형제 자매들은 빈곤과 기아,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갈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와 함께 미국 국민은 자신들의 소중한 종교적, 정신적 유산으로부터 자유롭고 공정한 사회를 건설하는 데 필요한 윤리적 원칙들을 지속적으로 찾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자유롭고 공정한 사회란 그 속에 사는 구성원들, 특히 주변화되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가난한 이들의 존엄과 평등,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라고 강조했다.
중국 언론들은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을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하면서 중·미 관계의 지속적이고 건강한 발전에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관영 신화통신 홈페이지는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소식을 가장 중요한 뉴스로 올렸으며 오바마의 선서 장면과 워싱턴의 환영 물결을 찍은 사진도 함께 게재했다.
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정오께 존 로버츠 대법원장 주관 아래 링컨 전 대통령이 지난 1861년 취임식 때 사용했던 성경에 왼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연설에서 전체 미국인이 국가를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의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며 미국인에게 책임감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취임 연설 원문과 200만명이 지켜본 취임식 장면 스케치와 미 상원으로부터 인준을 통과한 각료들의 명단 등 각종 관련 기사를 함께 실었다.
통신은 또 오바마 취임이 중미 무역관계에 미치는 영향이란 분석기사를 통해 일각에서 제기된 무역마찰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외환분석가인 뤄지룬(羅濟潤)은 오바마가 후보시절부터 환율 문제에 대해 언급했지만 과거의 예에서 보듯 취임 이후에는 후보 시절보다 유화적인 분위기로 돌아설 것이라면서 비교적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앞서 중국 정부 역시 오바마 취임식 직전인 20일(중국시간) 미국과의 관계를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미 관계는 과거를 계승하고 미래를 개척하려는 아주 중요한 단계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대변인은 양국 관계를 건전하게 발전시키는 것은 양국 인민들의 기본적인 이익에 부합하는 것일 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또 미국은 3개항의 중·미 공동성명의 원칙을 준수할 의무가 있으며 대만에 대한 무기수출을 중단하고 대만과의 군사훈련도 중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미국은 신중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대만 문제를 처리함으로써 양안(兩岸) 관계의 평화적인 발전을 실질적인 행동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최근 양국 수교 30주년에 새로 취임하는 오바마 정부를 향해 양국 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강조하면서도 상호 평등의 원칙에 따라 서로를 존중해 대만 문제 등 민감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해 왔다.
중동에서는 축하와 충고가 교차했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직에 취임하는 20일은 미국에 `위대한 날’이라고 밝혔다.
페레스 대통령은 인류 역사를 추악하게 만들었던 노예제에는 두 종류 즉 여성에 대한 남성의 억압, 흑인에 대한 백인의 억압이 있었다며 20세기에는 여성이 해방됐고, 21세기에는 피부색의 해방이 이뤄졌다고 언급, 오바마의 대통령 취임이 미국내 인종차별의 종식을 뜻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오바마가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모든 인류와 국가, 인종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며 오바마가 위대한 대통령이 되어달라고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페레스 대통령은 또 위대한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평화를 위해 투쟁하고, 테러와 싸우며, 환경을 개선하고, 젊은 세대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조지 부시 전임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이란은 외무부 성명을 통해 “오바마 당선인이 이란에 대해 올바른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마누체르 모타키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오바마가 적대감과 미국의 주도권을 버리는 방향으로 올바른 길을 선택한다면 우리 역시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