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회 워싱턴주 한인의 날 기념식 형제교회서 열려
일반 한인 참석자 별로 없고 축사위주로 지루
“전체 한인사회 잔치를 한 교회에 너무 의존” 비판도
제2회 워싱턴주 ‘한인의 날’ 행사가 우여곡절 끝에 치러졌지만 참석 인원이나 프로그램 등이 사실상 기념식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한인의 날 행사 성격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행사는 17일 낮 12시부터 시애틀 형제교회(담임 권 준 목사)에서 한인과 주류사회 인사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한인 및 주류사회 정치인 등 주요 인사들이 교류하며 한 시간 동안 한인 파워를 과시할 예정이었던 행사 전 리셉션은 사실상 열리지 못한 채 낮 12시부터 기념식이 시작됐다.
장현식씨가 한국의 전통 큰 북을 치며 행사 시작을 알리고 형제교회 성가대가 한국민요 등을 부르며 개막된 기념식은 한미 양측 인사들의 기념사와 축사 등이 이어졌다.
이광술 시애틀 한인회장은 “오늘 행사의 주인공은 바로 한인 여러분”이라며 “미국에 사는 한인으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단결해 힘차게 뛰어가자”고 강조했다.
이하룡 총영사는 지난 13일 ‘미주 한인의 날’에 맞춰 발표된 이명박 대통령의 축사를 낭독했고, “한인들이 저력과 재능을 더욱 활짝 꽃피우도록 노력하자”는 내용의 자신의 축사도 발표했다.
신호범 주 상원의원은 “과거 한인은 이방인이었지만 이제는 워싱턴주 경제를 이끄는 선봉장이 됐다”고 말한 뒤 2003년 1월13일 조지 부시 대통령이 한인의 날을 제정하면서 발표했던 선언문을 다시 낭독했다.
브래드 오웬 워싱턴주 부지사와 랍 맥키나 주 법무장관 등도 축사를 통해 한국과 자신들의 인연을 소개한 뒤 “한인사회가 워싱턴주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한인회는 신 의원 및 트레이스 아이드, 로즈매리 맥클루페 등 주 상원의원과 작년 1회 행사의 오준걸 준비위원장 및 한원섭 사무총장, 이창열 유니뱅크 행장 등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기념식에 이어 형제교회측이 마련한 점심이 제공된 가운데 강희숙 무용단의 북놀이, 만성 사물놀이, 서북미 한국예술원의 전통무용, 태권도시범, 형제 실버대학 무용단의 공연 등이 펼쳐졌다.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한인회 측이 자평하는 가운데 몇 가지 문제점이 도출됐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우선 참석자가 1회 때(3,000여명)의 6분의 1수준에 불과했고, 각 단체 소속 및 행사 출연진과 자원봉사자를 제외하면 일반 한인은 거의 없었다. 주류사회 인사들도 줄잡아 30명도 되지 않았다. 당초 축사 예정자로 행사 팸플릿에 등재됐던 샘 리드 주 총무장관과 마크 램 바슬 시장도 불참했다.
무엇보다도 한인사회를 이어갈 2세들의 참여 프로그램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행사를 형제교회측에 너무 의존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1회 준비위원으로 참여했던 한 인사는 “형제교회가 장소는 물론 점심 및 후원금 제공, 행사 진행, 공연 참여 등 실질적으로 행사를 주관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느낌이 든다”고 꼬집었다. 그는 “전체 한인사회가 담당해야 할 행사를 한 교회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교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행사진행에도 문제가 있었다. 팸플릿에 영문축사가 수록돼 있는데도 영어와 한국어로 거푸 축사 하고, 당초 계획에도 없던 인사의 축사가 끼어드는 등 기념식이 2시간 가까이 축사로 이어져 일부 노인 참석자들은 조는 모습까지 목격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점심시간이 1시간 가까이 늦어지면서 공연순서는 출연진의 노력과 열정에도 불구하고 관심 밖으로 밀려나 빛을 발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겼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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