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외롭다?
“한달 평균 3,000개 문자를 보내고, 셀폰은 물론, 마이스페이스, 싸이월드를 통해 친구와 수시로 접속하고 있다. 어떤 때는 화장실에 노트북을 들고 들어가 채팅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나는 너무 외롭다”라고 한 학생이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것은 혼자만 겪는 현상이 아니다. 청소년연구 저널 최근호에 의하면 미국 고교생, 대학생의 30% 이상이 외로움에 시달리고, 그로 인해 상당수는 마약, 알코올 중독, 우울증에 빠지거나 학업중단 또는 자살까지 간다. 20년 전에 비해 청소년 자살률이 300%나 급증한 것이 우연의 일치는 아닌 것 같다.
“거리감을 없애주고 친구가 바로 옆에 항상 있는 느낌”을 준다는 메신저 역할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트위터를 포함한 온갖 테크놀로지가 늘상 누군가와 연결시켜주고 있지만 외롭다는 비명이 웬 말일까.
청소년의 외로움은 테크놀로지가 만들어 냈다. “테크놀로지와 외로움 증은 긴밀한 연관이 있다”고 보스턴 대학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케롤 휴즈는 밝히고, 테크놀로지의 혜택을 오래 누리는 학생일 수록 그 증세는 더욱 심각하다고 피력했다.
연예문화를 보급한 TV, 연결문화를 창조한 인터넷, 이 두 가지 공통점은 “대중에게 알려진다”에 있다. 요즘 청소년들은 바로 남에게 보여지고, 알려지고, 인정 받기를 원하고 그들과 항상 연결되어 있기를 원한다.
그들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테러리스트의 공격도, 경제침체도, 대학낙방도 아닌 무명씨로 남아있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자신을 알리는 과정에서 자신을 외롭게 만들고 있다.
빈번히 일어나는 범죄는 친구들과 동네를 휩쓸고 다니며 노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고, 놀이도 시간과 장소를 정해야 가능한 요즘 상황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텅 빈 집에서 나 홀로 TV를 보게 만들었다.
인터넷 등장이 친구들과의 관계를 가까이 만들어주는 듯 했다. 그렇지만, 내 블로그에 친구 몇 명, 방문객 몇 명이 들어왔나 수시로 확인하며 숫자로 자신의 인기 도와 인지도를 측정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자부심이 오르락 내리락 하게 되었다.
이런 와중에 어떤 학생은 친구 리스트가 500명이나 된다고 자랑하지만, 그에게 과연 우정이라는 의미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에는 답이 없다. 또한, 청소년들은 iPod, MP3의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는 것으로 즐거워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변 사람들과의 분리를 가져온 것을 느끼지 못한다.
전화로, 블로그로, 인터넷을 통하여 청소년들은 떠들고 있지만 심각하게 듣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아가, 테크놀로지 사용자 모두는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자신들의 혼잣말을 지껄이고 있다.
에너지 드링크를 아무리 마셔도 갈증이 가시지 않는 것처럼, 테크놀로지의 힘으로 연결되어 전자파동은 오가지만, 인간의 피부와 피부가 닫는 연결 점은 얄팍하기 짝이 없다. 그 얄팍함은 갈증, 초조, 그리고 소외감을 증폭시킬 뿐이다.
UC-샌프란시스코의 신경생리학자 토마스 루이스 교수는 “인간의 두뇌는 다른 사람과 인터넷으로 가상적으로 연결된 것을 실질적인 인간의 교류로 착각한다. 가상과 실제를 분간 못하는 두뇌의 혼돈은 인지발달에 지장을 주고, 그로 인해 가슴은 무엇인가 허전함을 느낀다”고 지적한다.
이런 가슴의 공허감은 자신이 친구 500명중 한 명이라는 것을 인식할 때 극치에 이를 것이다. 즉,“나는 여기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는 필연성이 없어지고 잉여물로 느껴질 때 인간은 무기력해지고 외로움에 휩싸인다. 테크놀로지는 그것을 가속화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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