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는 실버들에게
박우자(시애틀성당 실버대학장ㆍ수필가)
팽이는 쉬지 않고 돌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여서 활동이 없으면 죽음과 같습니다. 하고자 하는 욕구가 왕성할 때 힘이 생기고, 기쁨이 생기고, 살맛이 납니다. 기쁨은 바로 행복입니다. 우리 생의 목적은 행복에 있습니다. 행복한 사람은 유쾌한 감정을 가지며 유쾌한 마음으로 일하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작지만 좋은 몫을 감당하고 뻣뻣한 자신을 구부릴 줄 알아야 합니다. 교만함은 겸손으로, 고집스러움은 온유함으로, 옹졸함과 인색함은 관대함과 너그러움으로 만든다면 삶은 즐겁게 되고 기쁨을 나눌 이웃이 많아질 것 입니다. 아주 사소한 일도 정성껏 하면 그것이 사랑이 됩니다.
플라톤은 행복의 조건을 ▲생활하기에 조금 부족한 듯한 재물 ▲칭찬받기에 조금 떨어진 용모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절반 밖에는 인정받지 못한 명예 ▲한 사람에게는 이기고, 두 사람에게는 질 정도의 체력 ▲청중의 절반 가량만 박수를 쳐줄 수 있는 정도의 연설과 실력이면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저는 말을 너무 잘하는 사람을 싫어합니다. 말로 다 쏟아내면 그 내면엔 아무 것도 남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드러운 낯빛, 다정한 사람과 나누는 차 한 잔, 전화 한 통화, 손녀들을 바라보는 것, 그리고 옷감 가게에 걸려 있는 온갖 무늬의 천을 바라볼 때 행복을 느낍니다. 공연히 남을 부러워하지 말고 쓸데없는 모방을 삼가야 할 듯싶습니다.
얼핏 보면 그날이 그날인 듯 합니다. 허나 유심히 살펴보면 결코 그날이 그 날은 아닙니다. 오늘은 어제의 연속이 아니라 새날입니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고, 오후의 나는 아침의 내가 아닙니다.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내가 이어지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내 삶의 뜨락에 무엇을 심을까?”
삶은 그때 그 때 새로운 시작과 탄생이 없으면 진부해집니다. 빛과 생기가 없는 삶은 그 자체가 이미 병든 것이나 한가지입니다. 우리의 질병은 빛과 생기의 부족으로 생깁니다. 노쇠는 육신의 늙고 쇠약해짐이 아니라 건망증과 창조성이 없는 비슷비슷한 되풀이와 삶의 활기를 잃고 옛날 기억으로 돌아가는 껍데기 삶이 바로 노쇠입니다. 이렇다 하게 하는 일 없이 그날 그 날 헛되이 보낼 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생이 붕괴됩니다. 노년은 추하지 않고 눈부셔야 합니다. 노년의 나무를 잘 가꾸어야 합니다. 죽는 날까지 배우고 공부하면서 자신의 나무를 가꾸는 삶이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칭찬과 험담에 초연할 수 있는 나이에 와있습니다. 감사의 나무, 지혜의 나무를 심고 가꾸십시오. 그러면 반드시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봄학기를 맞아 실버대학을 다시 찾으시는 어르신들께 이 두 마디를 드리고 싶습니다. “나는 왕비다” “나는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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