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투어 시애틀 공연에 1,500여명 몰려
관객 10% 이상이 비한인, ‘한류 열풍’ 실감
한국의 인기 힙합 그룹인 ‘에픽 하이’ 공연이 ‘대박’ 을 터트렸다.
1,500여명의 관객들은 LA와 샌프란시스코, 뉴욕을 거쳐 미주순회 마지막 공연지인 시애틀을 찾은 에픽 하이를 보기 위해 23일 오후 다운타운의 ‘킹 캣 시어터’로 몰려 들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전체 관객의 10% 이상이 비 한인 관객으로 채워져 ‘한류 열풍’이 동남 아시아에만 머물고 있지 않음을 증명했다.
4년전부터 한국 음악(K-pop)에 빠져 에픽 하이는 물론 빅뱅, 동방신기 등에 탐닉하고 있다는 필리핀계 2세 넬슨 아키아가(23), 아일린 아세니오(20)는 에픽 하이를 보려고 실버데일에서 1시간 반을 달려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음악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올림픽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한국어 클래스를 수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인 알리슨 스키너(26)는 일본음악을 듣다가 K-pop에 빠졌다며 폭력과 섹스가 난무하는 미국 힙합 음악과 달리 내용이 참신하고 무난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국음악 애호가들이 몰리는 웹사이트에서 만난 백인 친구들과 함께 공연장은 물론 페더럴웨이 팬사인회도 찾아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자칭 ‘한국문화 감염자’라는 다이앤 키타무라(54)씨는 평소 한국 드라마를 즐겨본다며 샌프란시스코 공연 후 만난 젊은 친구들과 함께 새크라멘토 집을 떠나 LA 공연을 즐긴 후 내친 김에 1박2일 일정으로 시애틀까지 찾은 열혈 팬이다.
키타무라씨는 이반 두옹(22·베트남 2세), 김이안(24)씨 등 6명의 젊은 동료들과 함께 한 ‘4박5일간 미친 강행군’이 즐겁기만 하다고 웃었다.
오리건은 물론 밴쿠버 B.C.와 알래스카에서까지 팬들이 몰려온 이날 공연에서 ‘케로 원(Kero One)’ ‘파 이스트 무브먼트’의 오프닝 공연에 이어 무대에 오른 에픽 하이의 타블로, 미쓰라진, DJ 투켓은 최근 발표한 북 앨범에 수록된 ‘Map the Soul’ ‘Top Gun’ 을 비롯해 ‘1분 1초’ ‘One’ 등 기존 히트곡들을 선보이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에픽 하이는 24일 페더럴웨이 버라이즌 지점에서 열린 팬사인회에서 한국음악의 세계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인터넷이 보편화된 시대에서 특정음악의 세계화란 것은 의미가 없어졌다” 며 “우리의 음악을 우리가 즐기며 팬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 라고 말했다.
랩퍼 타블로는 “뉴욕이나 LA 거리 음악가들의 수준이 어떤 면에서는 우리보다 뛰어났다. 이번 투어를 통해 우리도 배우고 겸손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타블로는 “특히, 오프닝 무대에 오른 ‘파 이스트 무브먼트’는 멤버 중 한인 랩퍼 2명이 동갑으로 실력이 뛰어나 한국에 데려와 함께 활동하고 싶다” 고 말했다.
미쓰라 진은 “공연장이 작았다는 점 빼고는 모두 만족할만했다. 다음에는 좀 더 큰 무대에서 투어를 펼치고 싶다” 고 밝혔다.
/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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