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사장이 골프치고 다녀도 공장이 돌아갔지만, 지금은 같이 일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유호 패션’의 유기홍 사장은 오늘도 무더운 여름 날씨속에 공장에서 하루를 보낸다. 오전 8시에 출근해 각종 스케줄을 챙기고 공정을 살핀다. 기계가 고장이라도 나면 직접 수리도 하는 등 퇴근때까지 쉴 틈이 없다. 니트를 취급하는 이 업체는 퀸즈 롱아일랜드시티에 위치해 있다. 한때 직원이 180여명이었으나, 지금은 40명 수준이다. 원단을 붙여 옷의 형태를 만드는 ‘메로’와 모양을 만드는 싱거 머신 공정, 커버 스티치(stitch), 다림질, 실밥, 패킹(packing)까지 유 사장의 손길이 안가는 곳은 없다.
35년간 봉제 인생이라는 한 길을 걸어왔지만 요즘처럼 의욕이 떨어진 적이 없었다고 한다.특별한 사정없이 한번도 공장을 빠진 적이 없다는 유 사장은 그러나 전투력을 상실했다고 토로했다. 재미가 있어야 일도 열심히 하는 법인데, 요즘은 이래저래 의욕이 나지 않는다는 것.그는 원단값, 인건비, 전기비 등 모든 비용은 오르는데 주문 단가는 현상 유지에 머무르거나 오히려 떨어진다며 예전에는 사장이 좀 놀아도 큰 지장이 없었지만, 지금은 사장도 열심히 일해야 버틴다고 말했다.한국에서도 봉제업종에서 일했던 그는 지난 84년 미국에 왔다. 92년에는 맨하탄에서 봉제공장을 운영하면서 고생도 했지만 70여명의 직원들을 고용할 정도로 궤도에 올랐다.
롱아일랜드시티로 옮긴 것은 2001년. 18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등 확장 이전했지만 9.11사태로 큰 타격을 받았다.한때는 공장 문을 닫을까도 생각했는데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봉제일이고, 오래된 직원들도 다시 하자고 힘을 모으면서 조금씩 회복이 되기 시작했다고 한다.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봉제업계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지만, 유 사장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규모를 작게 하다보니, 큰 이윤은 없지만 큰 피해도 없었다는 것.
그는 9.11 당시와 비교할 때 요즘이 더 걱정이 된다고 말한다. 9.11때는 일감이 뚝 끊기면서 6개월정도 고생한 이후 다시 경기가 풀렸지만, 지금은 불경기 때문에 구매가 없다보니 일감이 계속 줄어드는 것이 더 불안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 사장은 이같은 어려움을 일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극복하고 있다. 직원들의 사기와 일에 대한 능률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오랜 노하우와 성실함으로 불경기를 극복해나가는 그의 모습에 한인 비즈니스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김주찬 기자>
35년 봉제인생의 노하우와 성실함으로 불경기를 이겨 나가는 유호 패션의 유기홍 사장이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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