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정순씨 이민사회 다룬 소설 ‘폭우’로 동포문학상 대상
섬에서 독학하는 기분으로 글을 썼습니다. 당선됐다는 소식은 혼자 사는 섬에 육지에서 편지가 날아온 것처럼 큰 기쁨이었습니다.
2009 재외동포문학상 소설 부문 대상을 받은 신정순(52.사진)씨는 6일 당선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신 씨는 동화는 신춘문예 당선도 되고 책도 출간되긴 했지만 소설에서 이처럼 큰 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고 말했다.
신 씨의 당선작 `폭우’는 한국계 여성이 멕시코계 남성과 재혼을 하고, 전 동거남과 사이의 아들 등 3명이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통해 이민사회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멕시코 남편이 누군가 고의로 낸 자동차 사고를 당해 중태에 빠지고, 아내인 한국인 여성이 응급실에 달려가 겪는 상황과 심리를 묘사했다.
소설에서는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아들이 친구와 공모해 양아버지를 살해했다는 것을 암시하고, 아내 역시 남편이 100만달러 규모의 생명보험이 만기를 하루 앞둔 것을 알고 생명연장 가능성이 5%도 안 되는 재수술을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여 주인공은 1%의 가능성이 있더라도 수술해야 한다고 바로 동의를 했지만 긴장과 두려움에 기절을 했고 깨어나보니 아들로부터 자신이 재수술 포기를 병원측에 통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예전부터 앓았던 몽유병 속에서 동의를 했던 것.
신 씨는 소설에서 쏟아지는 폭우는 바로 자기의식 너머 무의식 속에 잠재한 인간의 이기적 본능을 표현한 것이라며 여자 주인공이 미국 이민사회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과정을 통해 한인 이민자들의 고통과 역경을 설명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경남 거창 출생인 그는 이화여자대 국문과와 대학원을 나온 뒤 1982년 일리노이주 노스이스턴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 도미했다가 정착했다. 이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신 씨는 미주한국일보와 미주중앙일보, 미주동아일보에 동화와 시 등을 발표해 당선됐고, 200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응모해 국내 문단에 정식 데뷔했다.
신 씨는 지난 8월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착한 갱 아가씨’(달리출판사)를 제목으로 한 동화책을 국내에서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이 동화는 미국에 사는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인간의 근본적인 사랑과 따뜻함을 전달해주는 저자의 체험이 담긴 작품이다.
그는 부모님과 함께 오는 조기 유학이 아닌 유학은 절대 반대한다며 중•고등학교도 혼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신 씨는 조기 유학하러 온 아이를 오히려 한국 아이들이 따돌리는 현실을 알리기 위해 현재 장편동화 `마구마구 울거야’를 집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리노이주의 가나안 한글학교와 가나안 지•상사한글학교, 아가페토요학교 등 토요한글학교에서 교사와 교장으로 24년간 근무한 그는 대학교 3학년 때 이어령 교수가 `너 소설 써라’라고 한 말 한마디만 믿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교육학 공부를 할 때 하루 2시간밖에 못 자 얼굴 마비가 왔다는 그는 196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한 동화를 쓰고 있다며 이 동화는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아이들에게는 교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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