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성 훈련
사회성 훈련이 안된 강아지는 주인 외에 다른 사람이 오면 무서워 짖으며 도망가거나, 사람들이 귀엽다고 쓰다듬으면 으르렁거리며 물기까지 하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 데리고 가면 안절부절하며 안아달라고 조른다.
사람들과 친숙해지도록 길을 들이려면 인적이 드문 곳에서 산책을 시키는 것으로 시작, 점차적으로 사람과 가까이 하도록 하는 방법이 강아지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이다.
인간도 강아지와 별반 차이가 없다. “우리는 물건을 제조하지 사람 다루는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수학과 과학 기술은 그 누구보다 앞서고 아이디어도 많지만 발표력ㆍ설득력 부족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무슨 질문을 받으면 예, 아니오 라는 단답형 대답뿐이고, 낯선 사람과 이야기 할 때 목소리가 작아지고 수줍어하는 엔지니어들을 위해 MIT는 엔지니어의 사교술을 강조하는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을 최근 시작했다.
회사의 미래를 좌우하는 사회성ㆍ조직 순화력ㆍ리더십이 이공계 졸업자들에게 현저하게 부족하다는 기업들의 불평에 따라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터프츠ㆍ노스이스턴 등 인근 5~6개 대학에도 번질 전망이다.
사회성 훈련과정은 의존에서 독립하는 과정이다. 성장발달 심리학자 마가렛 마흘러는 이것을 분리-개체화(separation-individualization)과정이라 부른다. 인간이 태어나서 처음에는 엄마와 분리된 존재인 것을 깨닫지 못하고, 엄마가 없으면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그 옆에서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시간이 지나 자아개념이 생기면서 자신을 분리된 개체로 인식하게 되고 낯선 사람을 만나면 불안감이 아니라 호기심을 갖게 된다. 이런 단계를 제대로 거치지 못하면 사회적인 개인으로 성장하는데 장애가 나타난다. 한 예로 대학까지 가서 수강신청 시 무슨 과목을 들어야 할지 몰라 “엄마 나 졸라 심각해, 나 뭐 들어?”라는 이메일을 보내거나, 결혼하고 나서도 부부간에 상의로 끝내야 할 일을 엄마의 손에서 해결하게 한다.
사회성이 표준시험 점수와 학교성적보다 성공의 여부를 타진하는데 더 좋은 도구라는 연구자료가 있다. 일리노이스 어바나샴페인 주립대 사회학 교수 크리스티 레라스는 고교생 1만1,000명을 10년간 연구한 결과 “사회성이 좋은 학생은 그렇지 못한 학생보다 연봉이 12% 높고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발표했다.
이는 공부와 성적관리에만 집중하는 학생과 부모에게는 경종이다. 좌뇌 기능을 중시하는 학교수업에만 치중하게 되면 전체를 보는 우뇌기능이 자연히 도태돼 사회성이 떨어질 수 있다.
사회성을 훈련하는 것은 싸움도 반항도 없는 인간을 기른다는 뜻이 아니다. 타인과 협동하고, 고립되지 않는 성격으로 자기가 속한 사회를 위해 무엇인가 기여하도록 훈련한다는 뜻이다. 그런 사회성은 가정에서 먼저 습득하게 된다. 또한 사회성은 시간이 해결해 주기도 한다. 학교시절에 “너는 사회성 부족으로 왕따 당할 거다”라는 말을 들은 학생이 나중에 오히려 뛰어난 인간관계를 가지는 경우가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왜 나와 다를 수 밖에 없는지, 나와 다르다고 해서 “나는 옳고 그들은 틀렸다”가 아니라 “그저 우리는 서로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남을 이해하는 정도가 깊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시간이 흐르는 것만 기다리거나, 가정환경을 탓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사람을 물어 뜯고 앙탈부리는 강아지처럼 되는 것을 피하려면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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