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백수 감사예배 김덕임 할머니
오랜 세월 자녀 뒷바라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며 살아온 한 훌륭한 어머니의 100세 생일을 기념하는 예배가 마련됐다.
지난 22일 샴버그 타운내 시카고 나사렛 성결교회에서 열린 ‘김덕임 성도 백수 감사예배’에는 가족 및 친지 등 70여명이 참석, 긴 세월 동안 건강하고 꿋꿋한 모습을 간직해 오고 있는 김덕임 할머니의 100세 생일을 축하했다. 이날 예배에선 곽호경 목사가 ‘여호와를 경외하는 인생의 복’을 주제로 설교했으며, 가족 및 친지들은 김 할머니를 향해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정해림 전 시카고 한인회장의 장모이기도 한 김덕임 할머니는 1909년 11월 23일 경기도 장단에서 출생, 1984년 7월 6일 사위의 초청으로 시카고로 오기까지 줄곧 장단지역에서 지냈다. 16세 때였던 1925년 윤상엽씨와 결혼해 슬하에 4남 3녀를 두고 남편, 자식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았다. 집안에 논과 밭 등이 있었기 때문에 가정 형편도 비교적 넉넉했다. 하지만 동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부터 김 할머니의 불행도 시작됐다. 당시 면사무소에서 근무했던 남편, 그리고 장남이 ‘의용군을 모집하러 간다’며 나간 후 연락이 두절돼 지금까지 실종 상태로 남아 있는 불행을 맞게 된 것이다. 남편이 실종되자 집안 살림을 책임져야 하는 것은 결국 김 할머니의 몫이었다. 전쟁 중 집안에 있던 집문서며 땅문서까지 모두 사라져 갖고 있던 재산은 남아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김 할머니는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행상을 시작했다. 시장에 나가서 과일을 팔고, 야채를 팔았으며 때로는 물건을 조금이라도 더 팔기 위해 몇 십리 떨어진 곳의 시장을 걸어서 찾아다니기도 했다. 이 같은 김 할머니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이라도 하듯 다행히 자녀들은 잘 자라 주었다. 비록 장남은 실종되고 사남인 윤승병씨가 작고하긴 했지만, 차남 윤학병, 삼남 윤무남, 장녀 윤옥동씨 등은 현재 서울과 인천 등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 차녀 김옥례, 그리고 정 전 회장의 부인 삼녀 옥자씨는 현재 시카고에 거주하고 있다. 정해림 전 회장은 “오랜 세월 장모님을 모셨지만 자녀들에게 잔소리를 하시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만큼 자녀들을 믿으시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할머니의 건강 비결은 소식, 그리고 매일 밤마다 설탕을 조금 타서 마시는 막걸리 한 잔이다. 정 전 회장은 “지난해 가을부터는 비록 건강이 좀 나빠지시긴 했지만 늘 건강한 편이셨다. 음식을 드셔도 결코 많이 드시는 법이 없다. 또 매일 막걸리를 한 잔 드시는데 아마도 막걸리에 영양분이 많아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저 자녀들이 바라는 것은 장모님이 건강한 모습으로 오래오래 사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박웅진 기자>
사진: 22일 열린 백수 감사예배에서 김덕임 할머니와 가족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왼쪽부터 차녀 김옥례씨, 김덕임 할머니, 삼녀 정옥자씨, 사위 정해림 전 한인회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