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사고로 얼룩졌지만 그래도 희망은…
2009년은 서북미 한인이민 사상 가장 힘들었던 해로 기억될 것이다. 부동산ㆍ융자업계는 물론 그로서리ㆍ세탁소ㆍ테리야키 등 한인 주력업종들이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실의에 빠진 한인들도 많았지만 어처구니 없는 사고 등으로 목숨을 잃은 한인도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그래도, 본보가 벌이고 있는 연말 불우이웃돕기 캠페인에 사상 가장 많은 기부금이 답지하고 있으며 백혈병을 앓는 한인을 구하기 위한 골수기증운동이 벌어지는 등 어두움 가운데서도 희망의 씨앗은 움텄다.
미국 최초의 한인 여시장이 재선에 실패했지만 또다른 한국계 여시장이 탄생했고, 신호범 의원과 임용근 전의원이 한인사회의 염원을 등에 업고 출사표를 던졌다. 올해 본보를 장식한 서북미 한인사회 ‘톱10’뉴스를 간추려본다.
<편집자 주>
한인경제 통째로 휘청
서북미 한인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소규모 자영업이 불황의 가장 큰 타격을 받으면서 대부분 업소들이 예년에 비해 20~30%의 매출감소를 겪고 있다. 일부 한인업소들은 늘어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수십년의 이민생활 속에 쌓아왔던 삶의 터전을 하루 아침에 접어야 하는 슬픔을 맛보기도 했다. 2010년 새해에도 전국의 경기회복이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한인들의 체감고통은 더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한인 나 란씨 남자친구에 살해돼
8살짜리 아들을 홀로 키우며 벨뷰의 한 한인교회에서 반주자로 봉사활동을 해왔던 한인 나 란(39ㆍ사마미시)씨가 지난 8월12일 미국인 남자친구 아파트에서 살해됐다. 살해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동갑내기 남자친구인 앨버트 칼 뷰틀러(39)는 나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사체를 자기 보트에 싣고 샌완 군도 근해에 갔다가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추적하자 권총으로 자살했다.
한인 여시장 후보들 희비교차
11월3일 선거에서 타코마와 쇼어라인 시장에 각각 도전장을 낸 두 한인 여성 후보들의 희비가 교차됐다. 한인 김인민 여사를 어머니로 둔 ‘한국의 딸’인 매릴린 스트릭랜드 타코마 시의원은 상대 후보를 줄곧 앞서며 승리를 확정, 1월2일 워싱턴 제2의 도시인 타코마시장에 취임한다. 반면 한인 최초 미국 여시장이었던 신디 류 쇼어라인 시장은 재선을 노렸으나 상대 후보의 흠집내기 캠페인으로 고배를 마셨다.
한인 김관석씨 나무 덮쳐 참변
강한 바람과 함께 폭풍우가 쏟아진 지난 10월13일 오전 7시30분께 루이스 카운티 랜들시 인근 23번 산림도로를 달리던 김관석(70, 타코마)씨가 쓰러진 나무에 깔려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당시 사고현장에는 시속 55마일의 강풍이 불고 있었으며 마침 나무가 쓰러지면서 김씨가 몰던 하이랜더 SUV를 덮치면서 참사가 발생했다. 승객석에 타고 있었던 부인 김 복(62)씨는 다행히 목숨을 구했다.
골수운동 도화선 오중균씨 숨져
백혈병과 사투를 벌이며 시애틀 한인사회에 골수 기증운동을 일으켰던 바슬의 오중균씨가 지난 11월24일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떠나 가족과 한인사회에 슬픔과 안타까움을 남겼다. 비록 골수를 찾지 못해 태반 이식수술을 통해 한때 회복의 기대를 갖게 했다가 끝내 숨졌지만 오씨는 한인 교계와 한인회 등을 중심으로 벌어진 한인 골수 기증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여론질타 맞은 평통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임명된 제14기 민주 평화통일자문회의 시애틀협의회(회장 이영조)가 출범 당시부터 회장 및 일부 위원들에 대한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여 진통을 거듭했다. 이어 총영사 관저에서 벌어진 만찬장에서 현직 평통 부회장의 술잔 투척사건이 벌어졌고, 이어 회장과 간사의 불협화음까지 불거지면서 간사 및 부회장이 줄사퇴 하는 사태가 이어진 뒤 새 임원진이 구성됐다.
신호범ㆍ임용근 출사표
미주 한인 정치인의 선두인 신호범(민주) 워싱턴주 상원의원이 내년 재선을 위해 출사표를 내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그는 이번 출마로 워싱턴주 하원과 상원을 합쳐 5선을 노리고 있으며 “당선되면 한인 2세정치인 양성에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오리건주 하원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던 임용근(공화) 전 의원은 공화당 주지사 후보로 도전장을 내고 한인사회의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서북미 한인회 갈등ㆍ마찰로 범벅
시애틀 및 오리건 한인회가 유달리 많은 갈등과 마찰에 시달렸다. 시애틀한인회는 조지타운 구 회관 매각과 마운트레이크테라스 신 회관 문제를 둘러싸고 한인회장 출신 모임인 한친회와 1년 내내 갈등을 빚었다. 결국 한친회가 차기 회장 후보를 내지 못하면서 이광술 회장이 연임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오리건 한인회도 2명의 회장이 등장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가 45일만에 이명용 회장 체제로 일단락됐다.
페더럴웨이 한인회 탄생
페더럴웨이 한인회(회장 고경호)가 지난 3월 워싱턴주에서는 다섯번째 한인회로 탄생했다. 킹 카운티 지역을 커버하는 시애틀한인회의 대안 성격을 표방하며 등장한 페더럴웨이 한인회는 정치색을 완전 배제하고 경제 살리기, 한우리 축제 개최, 생활정보 등 동포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활동을 표방하고 있어 현재까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본보 불우이웃돕기 신기록
최악의 불황 가운데서도 본보가 25년째 실시하고 있는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캠페인에 사상 최고의 모금액이 답지했다. 경제적 도움을 필요로 하는 한인들이 더 많을 것이라는 따뜻한 마음이 늘어나 29일 현재 모금액이 5만 달러를 돌파했다. 본보는 이 캠페인을 위해 한인사회 에서는 유일하게 ‘Korean Emergency Fund’비영리단체를 등록, 투명하고 공명정대하게 성금을 집행하고 있다. 다시 한번 한인사회에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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