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지만 주택시장은 여전히 어둡다. 주택정보 수집과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리얼티트랙(RealtyTrac)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달동안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에서 주택소유자들에게 발부된 차압통고장은 재작년 11월에 비해 56%나 늘었다. 6,000채가 넘는 주택들이 차압절차에 넘겨져 있다.
빈집 증가는 보건위생 측면에서도 위험하고 골치아픈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 소수계 언론연합 뉴 아메리카 미디어(New America Media)에 따르면, 빈집에 쥐와 모기 같은 ‘불청객들’이 들끓고 있어 관할카운티 정부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컨대, 따스하게 가족오락을 즐겼던 수영장들은 옛주인이 떠나고 새주인이 들지 않은 채 방치된 사이에 공중보건 위험지대가 됐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들의 서식지가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샌호아킨의 모기등속 유해충관리국 직원인 애런 드벤첸지씨는 NAM과의 인터뷰에서 “샌호아킨은 캘리포니아주 또는 미국전역에서 주택차압율이 가장 높은 곳 가운데 하나인데 빈집 수영장이 적을 때는 100개에서 많을 때는 2,000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빈집 수영장의 폭발적인 모기번식 등 때문에 이웃집들의 신고가 잇달아 샌호아킨 카운티는 빈집 순회관리를 위해 일용직원들을 채용했을 정도라는 설명이다.
알라메다 카운티에서도 차압주택이 꾸준히 늘었다. 그러나 유해충 창궐이나 및 야생동물 출몰 등에 대한 이웃들의 신고는 별로 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카운티정부 공무원인 루시아 후이씨는 독특한 해석을 내렸다. “경기가 좋을 때는 그런 전화를 훨씬 많이 받았다. 사람들이 이웃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진 것이다. 그런데 이제 사람들은 이웃집에서 쥐가 끓건 뭐가 자라건 상관하지 않고 살아가려는 것 같다. 그보다 더 급한 게 많기 때문이다.”
콘트라코스타 카운티는 유달리 차압주택이 많은 곳이다. 이에 따른 뒤처리 업무 또한 폭증했다. 유해충 관리국 데브라 배스 대변인은 “주택차압 여파가 정말 심하다. 모기와 쥐뿐만 아니라 엄청난 쓰레기도 문제다”라며 “몇년전만 해도 주택가 개인수영장 관리문제는 우리들의 업무레이다에 잡히지도 않을 정도였는데 이제는 그게 우리 테크니션들의 일과 중 50%까지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영장 한곳만 관리가 안되면 그곳에서 100만마리 이상의 모기가 생겨날 수 있고 이는 반경 5마일 이내지역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빈집에 쥐와 같은 설치류가 급증해 전염병 위험이 높아진 것도 골칫거리다. 불결한 불청객을 불러들이는 것은 이사직후 남겨진 음식쓰레기가 주범으로 꼽힌다. 정상적인 이사에서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개 새주인 입주전에 대청소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집을 차압당해 떠나는 사람에게 음식물 쓰레기 등을 깔끔하게 처리해줄 것을 기대하는 건 무리다. 때문에 콘트라코스타 카운티정부는 재정난 속에서도 빈집을 순회하며 청결관리를 맡는 3인1조 전담직원을 채용했다. 효과는 미지수다. 빈집은 늘고 있다. 그보다 수천수만배 빠른 속도로 쥐나 모기 등 불청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정태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