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이민을 왔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역이민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1970∼80년대 해외로 떠나온 이민 1세대들이 노후를 고국에서 보내려고 `유턴’하는 경우가 늘어난 게 주요 이유지만 국력신장으로 기회가 많아진 한국 땅에서 `한국인’으로 살아가려는 젊은층도 증가하고 있다.
6일 한국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영주귀국자는 전년(3763명)보다 14.3% 늘어난 4301명에 달했다.
이는 1997년(4895명)이후 12년만에 가장 큰 규모로 영주귀국자는 2005년(2800명)이후 매년 10% 안팎 증가하고 있다.
역이민자는 1980년대부터 꾸준히 늘어 1990년대 중반에는 매년 5천명 안팎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1998년 IMF이후 2천명대까지 줄었다가 2002년 월드컵 개최 이후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작년 영주귀국자를 사유별로 보면 노령 875명(20.3%), 국내취업 732명(17.0%), 해외생활 부적응 379명(8.8%), 신병치료 210명(4.9%), 이혼 138명(3.2%), 국내취학 116명(2.7%) 등의 순이었다.
한국정부 관계자는 젊은시절 미국과 캐나다, 남미, 호주 등으로 떠났던 이민 1세대들이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노후를 고국에서 보내려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내에서 일자리를 얻어 영주귀국하는 이들도 매년 10%안팎 증가하고 있다.
특히 경기불황으로 장기간 취업을 못하는 유학생 출신들이 한국으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 영주권자로 영구귀국을 준비하는 이승한(42)씨는 한국도 살기 좋아지고 국력도 신장했다면서 한국사람으로 살아가는 것도 이제는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스와니에 거주하는 김모씨(45)는 얼마전 한국행 보따리를 쌌다. 초,중학생 자녀 2명과 부인은 교육 때문에 남겨두고 단신으로 떠났다.
김씨는 큰맘 먹고 태평양을 건넌 지 5년만에 손을 들었다.“사람 사는 재미가 없고 늘 바쁘기만 한채 실속이 없는 생활이란 게 이유였다.
알파레타에 사는 박씨(47, 여)도 비슷한 케이스. 7년전 이민을 온 그녀는 지난연말 다시 한국행을 택했다. “이민생활 7년동안 먹고사는 문제부터 영어까지 설움이 말도 못했다는 박씨는 “말이 통하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이젠 오히려 한국이 기회의 땅인 것 같다며 가족들을 남겨둔 채 한국으로 먼저 되돌아갔다.
던우디의 또다른 정모씨(61)는 노후를 한국에서 보내려고 귀국 준비를 하고 있는 노령자 케이스. 비즈니스로 경제적 기반을 잡은 정씨는“이민생활 20여년 동안 마치 물위에 산 기분이었다고 말한다.
그는“아이들도 다 컸고 한국사람은 한국에서 살아야한다며 올봄을 목표로 역이민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새롭게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한국을 일찍 떠났던 이들은 고국사회에서 필요한 학연, 지연 등이 형성돼 있지 않아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특히 이민이후 급격하게 변한 한국사회에서 새롭게 사업을 하거나 취업을 하는 경우 실패한 사례가 많다 며 역이민은 신중히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고국으로 돌아간 역이민자들이 귀국전에 거주했던 곳은 미국(2015명)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고, 캐나다(820명), 일본(530명), 아르헨티나(101명) 등이 뒤를 이었다.
<김선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