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은 100년 만에 찾아온 폭설로 난리다. 눈만 많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날씨도 근래에 보기 드물게 춥다. 영하 10도 이하의 날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철원 지역은 영하 30도까지 내려간다. 따뜻한 LA에서 살다 모처럼 겨울 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한국을 찾은 한인들은 시베리아에서 내려온 매서운 추위 맛을 보며 떨어야 한다.
한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 전통적인 피한지 플로리다도 영하권으로 떨어져 오렌지가 얼어 붙고 유럽에서는 폭설과 한파로 작년 크리스마스 이후 100여명이 죽었다. 코펜하겐에서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 데 이제는 ‘신 빙하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앞으로 찾아올 것은 지구 온난화가 아니라 지구 한랭화라는 경고는 몇 년 전부터 나왔다. 권위 있는 영국 국립 해양 연구소는 대서양의 따듯한 멕시코 만류 양이 지난 50년간 30%나 감소했다며 앞으로 지구 온도가 내려갈 것이란 논문을 2005년 ‘네이쳐’지에 게재했다.
이 연구소뿐만 아니라 많은 기상학자들이 북반구에 이미 ‘미니 빙하기’가 시작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독일 키일대 교수이자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 멤버인 모지브 라티프는 지구 기후 변화의 근본 원인이 북대서양 해류에 있다는 설을 내세우고 있다. 그에 따르면 1980년부터 2000년까지 지구 온난화의 원인은 따뜻한 해류 때문이었고 이제 사이클이 바뀌어 앞으로 20~30년간은 지구 한랭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최근 혹한과 폭설의 원인을 제트 기류 약화에서 찾는다. 북극권의 찬바람을 막아주는 제트 기류가 어떤 이유론가 약해져 구멍이 뚫리면서 북극의 냉기가 그대로 남하하게 됐다는 것. 이것이 엘니뇨로 따뜻하고 수분이 많은 남쪽 대기와 만나면서 폭설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길게 지구의 역사를 살펴보면 지난 20억년간 5차례의 빙하기가 있었다. 그 중 8억5,000만년전 일어난 두 번째 빙하기에는 적도까지 온 지구가 얼음에 뒤덮였었다. 이 빙하기는 화산 폭발로 이산화탄소가 대량 배출되면서 끝났다. 마지막 빙하기는 250만년전 시작됐으며 아직도 진행 중이다. 지금은 빙하가 일시적으로 녹은 간빙기이며 빠르면 1,000년, 늦어도 5만년 내 다시 빙하가 지구를 뒤덮을 것이란 설이 유력하다.
이유야 어떻게 됐든 올 겨울이 유난히 추운 것만은 분명하며 이런 현상이 얼마나 계속될 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지구 온난화에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추운 겨울과 폭설이 자주 찾아올 가능성에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북반구 지구인 대다수가 겪고 있는 날씨 걱정을 하지 않고 겨울을 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LA에 사는 즐거움의 하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