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월스트리트 저널에 북한정권의 붕괴를 시사하는 전문가들의 기고문이 실렸다. 지난연말 화폐개혁으로 인한 소요사태의 심각성을 예로 들며 북한주민의 불만 고조와 국제사회의 제제 등으로 인한 북한사회의 내부 불안이 경제위기와 통제력 상실과 맞물려 붕괴일로에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는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을 위한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고 이들 전문가는 주장했다.
1980년 대 말 공산권이 무너지자 열악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북한도 당연히 붕괴될 것이라는 논리가 국제사회에 팽배했다. 그러나 북한은 핵개발 공표로 끌어낸 제네바 협정을 통해 국제사회의 협력 하에 경수로 건설과 경제지원을 약속받았고 남북관계의 정상화로 역시 막대한 경제지원을 받아 위기탈출에 성공했다.
북한은 그 후 탄탄한 군사 기술력으로 무장하며 핵과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2006년 북한은 1차 핵실험을 필두로 장거리 미사일개발은 물론 인공위성 발사에 이르는 비약적인 군사기술의 개발로 군사강국이 되었다.
2009년 한해 북한은 많은 군사 도발과 실험으로 국제사회에서 전략적 입지를 다지려 했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은 물론이고 서해안에서의 군사행동은 국제사회의 비난과 제재로 북한의 고립을 더욱 자초했지만 특유의 배짱과 뚝심으로 미국의 유화정책을 끌어내며 관계정상화에 돌입했다.
유엔의 대북제재결의안에 따라 북한의 모든 무기선적 배는 국제사회의 감시와 통제를 받을 뿐 아니라 검사대상이 되었다. 실질적으로 북한 외화 획득의 주요수단인 무기 수출의 통로가 차단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북한은 역시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미 북한의 군사 기술력과 핵능력이 국제사회와의 빅딜이 가능할 만큼 탄탄하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북한은 600-800 개의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과 200개의 중거리 미사일뿐 아니라 대포동으로 대표되는 10여개의 장거리 미사일에 10여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공식적으로 집계됐다. 이란의 최초 인공위성 발사를 성공시킬 만큼 인공위성 기술면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노하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군사 기술력과 관련, 가장 큰 문제점은 기술 전이와 무기 수출에 따른 세계 핵확산이다. 이는 미국의 세계 핵억제 정책에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의 영향력은 동북아에서 쇠퇴일로에 접어들었다. 중국의 부상에 힘입어 일본은 미일동맹의 전반적인 균열은 물론 친중 정책으로 급선회했다. 중국도 베이징 올림픽을 필두로 올해 치러질 상하이 엑스포에서 미국을 견제하며 힘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도 반미정서가 뿌리 깊고 친 중파와 친 미파가 나뉠 정도로 미국에 절대적 충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한국이 경제성장으로 동북아에서 세력균형의 주축역할을 한다면 친중 정책에 더욱 무게를 둘 것이고 한-미-일 삼각동맹은 미국만의 구태의연한 환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오바마 정부는 경제위기와 더불어 동북아에서 힘의 균형정책을 어떻게 풀어갈지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그 중심에 북한문제가 있다. 북한의 군사 기술력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그에 대한 대응책만이 중국과 일본, 한국과의 관계 복원의 핵심임을 정책결정 과정에서 수렴해야 하는 것이다.
써니 리 / 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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