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은행의 첫 해외 한인은행 인수합병(M&A)으로 기록될 이번 우리금융지주의 한미은행 인수는 한미은행 입장에서는 회생의 기반을, 우리금융지주는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과 함께 한미은행을 거느리는, 미주지역 최대의 한인 금융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 양측에게 최상의 윈윈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경영권 확보, 감독국 승인 예상
동·서부 시너지 효과로 전국은행 발판
한국자본 본격 미주진출 신호탄 시각도
■한미은행 회생의 발판 마련
특히 오는 7월까지 감독국으로부터 1억달러 증자명령을 받은 상태인 한미은행 입장에서는 이같은 거액의 액수를 지원할 수 있는 주체가 우리금융지주 등 한국의 대형 은행권외에는 사실상 없다는 것이 그동안 한인 은행가의 중론이었다.
윌셔, 나라, 중앙은행의 경우 미국내 주류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성공적인 투자유치를 할 수 있었지만 한미은행은 미국 내 자금 투자 유치가 불가능한 상태여서 지난해부터 한국 리딩증권을 중심으로 한국으로부터의 투자유치에 총력을 기울였었다.
■미 감독국 승인확보 예상
우리금융지주가 신주 발행을 통해 지분의 51%를 확보, 경영권 확보에 나선 것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가주은행국(DFI) 등 은행감독국의 승인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분석된다.
당초 우리금융지주는 리딩투자증권이 주도하는 사모투자펀드(PEF)에 참여하는 방식을 고려했으나 외국 사모투자펀드의 미국은행 인수에 부정적인 FRB의 반대에 부딪치면서 PEF 방식이 아닌 직접 경영권 인수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이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우리 파이낸스 홀딩스’(WF)로 상장돼 있는 상태여서 FRB의 승인을 확보하기가 훨씬 용이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2008년 한국 하나금융의 커먼웰스 비즈니스은행 인수가 무산된 가장 큰 이유로 하나의 대주주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재정자료 공개 거부였던 점을 감안하면 우리금융지주는 우리파이낸스 홀딩스를 통해 기업 재정 내용과 재정의 투명성이 검증됐기 때문이다.
■한미은행 독자 브랜드 유지
우리금융지주는 이번 한미은행 인수에도 불구하고 한미은행의 브랜드를 유지, 우리아메리카와는 별도로 자회사로 운영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아메리카가의 경우 남가주에 4개 지점만을 운영하고 있는 반면 뉴욕, 뉴저지, 펜실베니아, 메릴랜드, 버지니아주 등 미 동부지역에 14개 지점을 운영하는 등 상대적으로 강력한 동부지역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금융지주는 한미은행 인수를 통해 미 동부와 서부지역을 잇는 시너지 효과를 갖는 강력한 전국 은행을 보유하게 된다.
■로컬 한인은행 도전과 기회
이번 우리금융지주의 한미은행 인수는 한국 은행의 첫 해외 한인은행 M&A로, 금융전문가들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한국 은행권의 해외 진출에 가속도를 더해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 신한뱅크아메리카를 운영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를 비롯, 한국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앞으로 해외 한인은행 M&A를 적극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우리금융지주의 한미은행 인수는 또 로컬 한인은행들에게는 새로운 도전과 함께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면서 그동안 물밑에서 진행됐던 로컬 은행간 인수합병 가능성도 급물살을 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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