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절감 극대화 부메랑..’와타나베 저주’ 지적도
제조업 자존심 추락에 언론도 안전확보 전력 질타
일본 열도가 도요타 쇼크에 빠졌다.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도요타자동차의 잇따른 대규모 리콜(자율 회수.수리) 조치 및 미국내 생산중단 등의 사태에 일본 사회가 충격에 빠진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전세계 판매량인 698만대를 넘어서는 760만대 이상이 가속페달 결함으로 리콜 또는 자율 수리에 들어갔거나 들어가게 된데다 이미 3년 전에 미국에서 소비자의 신고로 문제가 제기됐지만 차량 결함이 아니다라고 무시하는 등 사후관리 문제도 드러나면서 도요타에 대한 시선도 곱지않은 상황이 됐다.
일본의 최고 유력 경제지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31일 ‘기로에선 품질신화’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에서 세계 자동차시장이 회복기미가 보이는 가운데 최강을 자랑하던 일본차가 예상외로 궁지에 몰렸다며 일본의 장기였던 ‘품질.안전’에서 문제가 드러나면서 도요타자동차는 물론 혼다가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이런 배경으로 비용절감과 대량생산을 위한 부품공통화를 지목하고 특히 이번 리콜에서는 생산과 부품 조달의 글로벌화가 문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비용절감을 위해서는 현지 생산 부품 채용이 쉬운 방법이지만 거래 부품업체가 증가할수록 품질관리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과거 10년간 외국 진출을 가속화해 온 일본 메이커에 품질 유지와 비용 절감의 양립이 절실한 과제가 됐다며 인명과 직결되는 자동차라는 상품에서는 품질 유지는 최저 요건이며, 특히 불상사가 발생했을 때 소비자에게 불안을 주지 않도록 대응할 수 있는 위기관리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자동차업계 내에서는 이런 비용절감과 부품공통화가 지난 2005년 사장에 취임해 지난해까지 도요타자동차를 총지휘한 와타나베 가쓰아키(渡邊捷昭)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불러온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는 1964년 도요타에 입사한 뒤 구매부분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했다. 1997년 상무, 2001년 구매담당 부사장을 거쳐서 2005년에 사장에 취임했다. ‘짜고 또 짜내는 방식’으로 제품 원가 절감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사장에 오른 그는 취임 이후에도 부품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을 가속화했다.
하지만 부품 공통화와 현지화를 통한 원가 절감은 가격 경쟁력 강화로 판매 증가로 이어지면서 도요타를 세계 1위의 자동차업체로 올려놓는데는 성공했지만, 이는 결국 제품결함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대규모 리콜 등의 사태를 두고 ‘와타나베의 저주’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고품질에 안전’이라는 도요타자동차에 대한 신뢰가 기초부터 흔들리고 있다며 도요타는 문제의 페달을 미국 부품업체로부터 조달받았지만, 미국 업체의 실수를 간과한 도요타 품질관리체제의 허술함이 없었는지 총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도 도요타의 가속페달 결함에 대한 대응이 부적절해서 문제를 복잡하게 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위기관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며 혼다도 북미와 유럽에서 60만대 이상의 리콜을 하기로 했다. 리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도 필요한 조치지만, 안전과 품질확보에 전력을 다해서 일본차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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