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미 PGA 사무국이 위치한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TPC 소그래스 클럽하우스. 검은색 재킷에 하늘색 셔츠를 받쳐 입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지난해 11월 불륜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처음 대중과 만나는 자리였다.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려 애썼지만, 자신의 잘못에 대한 후회와 그동안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받은 설움이 복받치는 듯 가끔씩 입술을 깨물었다. 일부 선정적 미디어와 파파라치에 대한 부분에서는 뚫어지게 카메라를 쳐다보며 원망의 눈초리를 보내 일부 팬들의 동정과 미디어의 비난을 동시에 받기도 했다.
섹스중독 치료 사실 인정
“약물 복용설 억울” 일축
“진심어린 반성” “형식적”
시청 수천만명 반응 갈려
■후회와 반성
“사람들은 어떻게 아내와 아이들을 두고 그런 짓을 할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가족과 팬들에게 실망을 시켰습니다. 나는 프로답지 않은 행동을 했습니다. 내 비즈니스 파트너들도 걱정이 깊었을 것입니다. 나의 스태프들, PGA 관계자, 특히 부모님들과 나를 사랑했던 세계 모든 어린이들에게 깊이 사죄합니다.”
우즈는 자신의 잘못을 깊이 후회하고 반성하며 가족과 친지, 팬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가정내 폭력 부인
우즈는 아내 엘린 노르데그린이 자신을 골프채로 때렸다는 보도들을 강하게 부인했다. “엘린이 추수감사절에 나를 때리거나 상처를 입힌 그런 일은 없었다. 우리의 결혼생활에는 단 한 번의 가정폭력도 없었다. 엘린은 항상 품위를 갖고 어려움을 이겨냈다. 엘린은 비난이 아니라 칭찬을 받아야 할 사람이다. 모든 비난은 내가 받아야 한다.” 그는 “나는 주변을 속였고 바람을 피웠다”며 자신의 불륜 사실을 분명하게 인정했다. 한편 이 날 회견에는 아내 엘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섹스중독 치료
섹스중독을 치료하고 정신적 안정을 되찾기 위해 치료센터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즈는 “12월 말부터 2월 초까지 45일간 치료센터의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또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고 말해 계속 치료를 받을 계획임을 밝혔다.
■선정적 미디어 비판
우즈는 “어떤 사람들은 없는 일을 있었던 것처럼 만들어냈다. 나는 마약을 한 적이 없다. 내가 마약을 했다거나 도박을 했다는 말은 전부 거짓이다”고 했다. 또 “나는 항상 아내와 가족을 위해 사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제 제발 내 아내와 아이들을 내버려둬 달라”고 말했다.
■골프 복귀
우즈는 자신의 골프 복귀문제와 관련, “언젠가는 골프에 복귀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도 “그날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것이 올해가 될지에 대해서는 배제하지 않겠다”며 연내 복귀 가능성도 시사했다.
■최고의 시청률
이날 우즈의 불륜사실에 대한 공개 발표는 미국 내 주요 언론을 통해 생방송됐다. 언론들은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스캔들로 재임 당시 공개적인 사과를 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과 이후 가장 많은 언론이 우즈의 불륜사실 사과 발표를 생방송 중계했다면서 시청자가 수천만명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는 우즈가 반성문을 발표하던 시간에는 거래가 급격히 줄기도 했다.
■여론 반응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19일 공개사과에 대해 이날 성명 발표가 진심에서 우러나온 반성이라는 의견과 그저 각본에 따른 형식적 제스처일 뿐이라는 주장 등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우즈의 사과에 대한 여론의 반응도 엇갈렸다. 폭스뉴스가 이날 사과발표 이후 시작한 초기 조사결과 우즈에 대한 지지입장을 보인 응답이 40% 정도인 반면 부정적 응답은 이보다 많은 48%로 나타나기도 했다.
타이거 우즈가 19일 PGA 본부가 있는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TPC 소그래스 클럽하우스에서 기자들과 가족, 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타이거 우즈가 공개 입장 표명을 마친 후 어머니 쿨티다 우즈와 포옹하기 위해 다가서고 있다. <연합>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