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촉발된 유럽 지역의 항공 대란이 닷새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9일 항공기 운항금지 조치를 내렸던 유럽 항공안전청인 유로컨트롤이 화산재 구름이 옅어지기 시작했다면서 부분적 영공 재개방을 승인했다. 이번 조치는 지금까지 1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중인 항공업계가 과잉 예방조치라며 일제히 불만을 표출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항공업계 피해규모 9.11 테러보다 클 것”관측
“여행객 수송” 항공모함 파견… 유럽의회 파행
유럽연합(EU) 교통장관들은 이날 화상회담을 통해 화산재 분출 지역을 제외한 북유럽 항공길을 부분 개방한다는데 동의했다.
EU 교통위원회 심 카라스는 “내일(20일) 아침부터 더 많은 비행기를 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영국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잉글랜드 북부 일부 지역의 항공기 이착륙이 20일 오전 7시부터 허용된다. 영국 항공 관제당국은 19일 스코틀랜드 및 북아일랜드 상공과 잉글랜드 북부 지역 상공의 폐쇄를 20일 오전 7시부터 해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헝가리도 19일 정오를 기해 자국 영공을 완전 개방했다. 헝가리 항공안전 관련 당국인 헝가로컨트롤은 웹사이트를 통해 이같이 발표하고 이는 수도 부다페스트의 페리헤지 국제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이 전면 재개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헝가로컨트롤은 아이슬란드 화산재 확산에 따라 지난 10일 자국 영공을 완전 폐쇄했었다.
독일 국적항공사인 루프트한자와 에어 베를린의 운항도 19일 부분 재개됐다.
루프트한자는 정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 이날 오후 6시(현지시각)부터 프랑크푸르트와 뮌헨 공항에서 제한적으로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국제선은 대부분 미국행 노선으로 이번 ‘항공대란’으로 발이 묶인 승객들을 우선 수송할 방침이다.
▲화산재 감소 추세
아이슬란드 화산에서 나오고 있는 화산재가 급격히 줄어든 대신 용암이 처음으로 분출되고 있다고 분화구를 공중 관찰한 헬기 조종사가 19일 전했다.
이 조종사는 “아이슬란드 화산에서 처음으로 용암이 분출되고 있으며 화산재 연기는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지질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이슬란드 화산재 분출이 끝난 게 아니며 인근 화산도 폭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영국 항공모함 파견
영국 전역에서는 지난 14일 낮부터 지금까지 항공기 운항이 전면 금지돼 부활절 연휴와 방학을 맞아 유럽 대륙 등으로 휴가를 떠났던 여행객 15만명 가량이 아직 귀국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영국 정부는 유럽대륙에 발이 묶여 있는 자국인을 데려오기 위해 스페인으로 해군 소속 항공모함 3척을 파견했다.
또한 영국-프랑스 해협을 가로지르는 고속열차인 유로스타는 28편의 임시 열차를 편성해 20일부터 25일까지 승객을 운송키로 했다.
▲“과잉예방” vs “항공안전” 논란
항공대란으로 인한 항공업계의 피해 규모가 2001년 9.11 테러 당시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밝혀 화산폭발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들의 고충을 짐작케 했다.
이에 따라 관제당국의 영공 및 공항 폐쇄 조치에 대한 항공업계의 불만의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루프트한자의 클라우스 발터 대변인은 “컴퓨터 가상실험 결과에 근거한 비행금지 조치로 수십억유로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신뢰할 만한 측정과정을 거쳐 비행금지 조치를 내릴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 칼라스 EU 교통정책담당 집행위원은 이에 대해 “항공 안전은 그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항공업계의 불만을 일축했다.
▲유럽의회 파행
유럽 항공대란으로 유럽의회도 파행을 겪었다.
유럽의회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의사당에서 19일 오후 4월 정례 본회의를 개회해 오는 22일까지 각종 법안을 표결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출석률은 5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럽의회 사무국은 각종 법안의 표결은 내달 5~6일로 연기했다.
▲힐러리 핀란드 방문 취소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에 따른 `항공대란’ 사태로 인해 이번주로 예정했던 핀란드 방문을 취소했다고 국무부 관계자가 19일 전했다.
클린턴 장관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의 참석에 앞서 당초 21일 핀란드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핀란드 정부 관계자도 클린턴 장관의 방문계획 취소 사실을 확인했다.
유럽으로 통하는 하늘길을 5일째 꽁꽁 묶어버린 아이슬란드 화산이 18일 검은 화산재와 함께 용암을 뿜어내면서 천둥번개를 동반하는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AP)
항공대란 5일째인 19일 유럽 각국의 교통장관들이 비행 구역을 3개로 나누어 항공 운항을 재개한 가운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뉴욕을 향하는 3대의 KLM 항공기 중 한 대가 화산재로 뿌연 하늘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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